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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외교연구실의 위안정(遠征) 주임은 17일 인민일보(人民日報)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내에는 한국의 (미국에 대한) 태도에 변화가 나타났다는 인식이 존재한다”며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그런 인식을) 불식하려는 성격을 띠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실제로 박 대통령이 이번 미국 방문 과정에서 “한미동맹이 아주 견고하다는 점을 과시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일각에는 한중 양국이 경제뿐 아니라 정치적 영역에서까지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것을 불편하게 보는 시각이 존재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미국의 우회적인 반대입장 표명에도 중국의 ‘군사굴기’를 상징하는 열병식에 참석하면서 미국과 한국 내에서는 이른바 ‘중국경사론’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위안 주임은 “이번 미한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며 각 영역에서의 양국 협력도 한층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민일보는 “있는 힘을 다해 아시아태평양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은 동북아에서의 한국의 역할을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며 박 대통령의 그러한 방미목적은 오바마 대통령의 의도와도 일치한다고 해석했다.
중국언론들은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를 계기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냉각된 한일 관계에 변화 조짐에도 주목했다.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한일관계 개선 여부가 주목된다며 “군 위안부 문제에서 진전이 있을 때만이 정상회담은 의미가 있다”(BBC), “(한일 관계의 진전 여부는) 여전히 의심스럽지만, 박 대통령의 태도 변화는 미국의 한일에 대한 압력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AFP)는 등의 다양한 외신 분석을 소개했다.
한미 양국이 이번 접촉에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적어도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은 점도 중국 측의 관심을 끌었다.
위안 주임은 한국은 사드 문제로 남북관계가 또다시 대치상황으로 흘러가는 것은 원치않고 있다며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의제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