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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교도관은 거칠고 폭력적?”…직접 만나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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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희 기자

승인 : 2015. 10. 2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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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직업훈련교도소의 교도관이 용접 훈련을 하는 수용자를 바라보고 있다./사진=법무부 제공
많은 사람들이 교도관은 거칠고 폭력적일 것이란 편견을 갖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수용자를 인간적으로 대우해주지 않고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교도관의 모습을 자주 봐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20일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만난 교도관들은 이와 같은 상상 속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교정의 날 70주년을 맞아 교정 시설을 둘러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취재진을 교도관들은 푸근한 미소로 반겨주었다.

매일 오전 9시, 수용자들이 각자 조리·제과제빵·미장·용접·자동차 정비·건축목공·양복 등 다양한 교육을 받기 위해 거실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그들과 함께 하는 교도관들의 하루가 시작된다.

교도관들은 수용자들을 직접 가르치거나 옆에서 격려하며 그들이 출소 후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고자 노력한다. 화성직업훈련교도소는 여타 교정시설보다 수용자들의 사회 복귀를 돕는 직업능력개발훈련 시스템이 더욱 발달돼 있는 만큼, 교도관들 역시 보다 강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수용자들의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 통찰, 수용자들을 향한 애정과 관심이 없다면 교도관으로서 근무하며 보람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수직적 상하관계가 아닌 인간적 관계를 형성하려는 교도관들의 노력이 그들과 수용자들 사이의 끈끈한 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실제로 이날 교육장을 찾은 교도관들이 수용자들을 친근하게 격려하고, 수용자들 또한 밝은 표정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는 모습을 수차례 목격할 수 있었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의 시간 동안 함께 한 수용자들이 출소 후 “직장을 얻었다”며 자랑스레 연락해 올 때 가장 큰 뿌듯함을 느낀다고 교도관들은 말한다.

오후 4시께, 일과를 마친 수용자들은 다시 거실로 돌아가 개인 시간을 보내지만 교도관들의 일과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교도관들은 수용자들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이들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수용자와 개별 상담 시간을 갖기도 한다. 이 모든 일과가 끝나야 비로소 교도관들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윤재흥 화성직업훈련교도소장은 “교도소가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게 벌을 주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 교도소는 수용자들을 가르치고 변화시켜 건강한 이웃으로 재사회화하는 데 가장 큰 목적을 두고 있다”며 “사실 교도관은 검찰이나 경찰에 비해 처우가 좋지 않고 별다른 이권도 없기 때문에, 남다른 소명의식이 없으면 버티기 힘든 직업이다. 범법자들의 교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많은 분들이 교정 행정의 가치를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출소자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같이 바뀌어야 한다. 사회가 출소자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 없이 그들을 포용해줘야 교정·교화가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화성직업훈련교도소는 앞으로도 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출소자들이 취업 혹은 창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줄 예정이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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