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수용자와 교도관이 한 데 어우러져 사는 교도소에선 시설이나 처우 등을 두고 크고 작은 일들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아시아투데이 여기자들이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체험한 교정시설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
청주여자교도소의 수용 체험에서 느낀 가장 큰 고충은 과밀화 문제다. 최근 교정 행정은 시설 현대화 등으로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고 교정시설에 수용된 사람들에게 먹이고 입히는 관리비용을 두고 ‘세금낭비’라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교도소에서 수용자들이 권리를 누릴 대로 다 누리는 것은 아니다. 5평(16.64㎡) 남짓한 방에 7~8명의 수용자가 생활하는 등 비교적 열악하다. 24시간 감시와 규율 하에 있는 수용자들이 조그마한 방에 모여 있다 보니 신경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국 53개 교정기관 수용인원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5만5123명으로 지난해보다 3000명가량 늘어났다. 1인당 수용면적은 3.4㎡으로 한 평에 불과하다. 웬만한 성인여성 3명이 다리를 쭉 뻗고 있으면 꽉 찰 크기의 방에 수용자 대여섯 명이 지내고 있는 것이다.
교정 시설 과밀화는 재소자 간 폭력행위로 이어지기도 한다. 2013년 말 기준 수용자에 의한 교도소 내 폭력행위는 3576건으로 5년 전인 2008년(2874건)보다 24.4% 증가했다. 하루 평균 9.8건의 폭행 범죄가 발생한 셈이다.
난방도 하루에 한 시간만 가동되기 때문에 차가운 방바닥에서 지내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10월의 교도소 안은 가만히 앉아있어도 싸늘한 냉기가 온몸을 휘감았다. 수도꼭지를 틀어보니 찬물이 쪼르르 흘러나오는데 손을 대고 있자니 입술이 파르르 떨릴 정도였다.
급한 대로 배급받은 방석을 깔고 앉았지만 바닥의 냉기는 고스란히 전달됐다. 누빔 재질인 동복용 수의만으로는 버티기 힘들었다. 배급받은 담요와 방석으로 추위를 견딜 자신이 없다면 자비를 들여 개인용품을 사야했다. 문득 ‘돈이 없는 수용자들은 이 추위를 어떻게 견딜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견디기 힘든 건 무력감이었다. 좁은 교도소에 수용돼 있다 보니 ‘여기서 뭘 할 수 있을까’란 두려움이 엄습했다. 좁은 방에서 세상과 유일하게 연결된 통로는 쇠창살이 쳐진 창문과 가로·세로 20∼30㎝ 배식구가 유일했다. 갇혀 있으면서 그저 벽에 적힌 낙서를 훑어보거나 멍하니 앉아 그동안 살아온 인생을 곱씹어보는 것뿐이었다. 수용자들을 위한 수준 높은 심리 치료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
청주여자교도소의 교도관이 느끼는 가장 큰 고충은 다름 아닌 인력 부족이다.
청주여자교도소는 전국 51개 교정기관 중 유일한 여성 전용 교정기관이다. 1989년 10월16일 신설돼 현재 정원 600여명을 훌쩍 초과한 700여명의 수용자들이 머물고 있다.
이들을 관리·감독하는 교정공무원은 220여명이다. 여성 수용자들의 관리는 여성이 하게 돼 있으므로, 이들 중 교도소 입구 경비나 서무과 직원 등 일부를 제외한 95% 이상은 여성이다.
많은 직원들이 출산·육아 휴가를 쓰기 때문에 청주여자교도소는 늘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교도관들은 주간-야간-비번-격주비번으로 이어지는 4부제 근무를 한다. 걸핏하면 24시간 근무를 해야 하는 3부제 근무 시스템보다야 낫다고 하지만, 4일에 한 번씩 밤샘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생체리듬이 깨져 고생하긴 마찬가지다.
게다가 거실과 근무실은 물론, 복도와 운동장, 목욕탕, 작업장 등 수용자가 단 한 명이라도 있는 곳이라면 반드시 교도관도 함께 있어야 한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수용자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동시에 수용자들이 사용하는 생필품이나 작업 장비, 수용자들이 먹는 음식과 처방약 등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근무 시간 내내 잠시도 엉덩이를 붙일 틈이 없을 만큼 격무에 시달리다 보니, 반나절만 돌아다녀도 다리가 퉁퉁 붓는다. 점심식사도 5분 만에 후다닥 해치우기 일쑤다.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오랜 기간 일해 온 한 교위는 “이곳 직원들은 모두 1인 3역을 해내야 한다. 인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피로 누적으로 인한 교정사고를 방지하고 수용자들을 건강하며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서는, 근무 환경 개선을 통한 교도관들의 정신적·육체적 건강 보장이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