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ㆍ중국 등 변수많아
장치산업 투자 고민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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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에너지·E&S 등 SK그룹 에너지 부문 주력계열사의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별도기준 55조9000억원으로, 하이닉스를 비롯한 ICT부문 34조5000억원을 압도한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차입금은 ICT부문 11조3000억원보다 낮은 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에너지 핵심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2분기말 기준 회사채 발행액은 2600억원에 불과해 SK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건전한 편에 속했다. 최 회장이 반도체에 46조원 규모 투자를 발표하자마자 다음 투자는 에너지·화학부문일 것이란 전망이 자연스럽게 나왔던 이유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연말이 다가오는 동안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한 정유·화학부문에 이렇다할 투자가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유가를 중심에 둔 수요·공급 불확실성이 최 회장의 투자 결정을 신중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첫번째 고민은 제품 수출의 50%를 의존하고 있는 중국에 있다. 최근 불거지는 중국 경기 둔화와 중국내 석유회사들의 자급률 상승에 따라 공급과 수요가 모두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급등락을 반복하던 국제유가가 안정되며 순간적으로 고수익을 실현하게 됐지만 정유업체들이 신규 투자를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맨 이유다.
그렇다고 장치산업에서 대규모 시설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고민은 깊어진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정제마진 개선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설비 증설”이라며 “정유사마다 고도화설비 차이로 뽑아져나오는 제품비율이 달라 수익성도 차별화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로 쓴 맛을 본 다른 정유사들이 고민하고 있는 사이 유일하게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에쓰오일이 대표적이다. 울산공장에 4조7000억원을 쏟아부어 고도화설비와 하류설비를 건설한다는 계획으로, 업계에선 완공되는 2018년부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저유가로 수년 후 공급부족 현상이 올 것이란 일부 전망도 대규모 투자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가급락으로 산유국들의 재정수입이 급감했고 정제설비 및 석유화학 신증설 계획은 크게 줄었다. 같은 이유로 중국과 미국의 석유화학회사들도 각종 설비 증설일정을 지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저유가가 이대로 장기화될 시 4년 후 공급절벽이 발생해 제품 마진이 극대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정유업체들이 이제 투자에 뛰어들어도 빨라야 3년 이후 설비의 완공이 가능하지만, 급변하고 있는 경영환경 속 수년후를 예측해 대규모 투자를 벌이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장치산업의 특성상 고도화설비 등에 대규모 투자가 선행되지 않고는 계속적으로 좋은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 어려운 결정이 되겠지만 조만간 SK도 에쓰오일에 이어 설비증설에 관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