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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 관계자는 2일 “사재혁에게 폭행을 당한 역도계 후배가 현재 춘천의 한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며 “그 후배는 광대뼈 부근이 부어오르는 등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재혁은 지난달 31일 춘천의 한 술집에서 역도 후배들과 송년회를 했고, 그 자리에 합석한 또 다른 후배 황우만(21)과 말다툼을 벌이다 폭행했다. 사재혁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역도 금메달리스트로, 현재 한국 역도 간판이다. 황우만은 2014년 세계청소년역도선수권대회 합계 2위에 오르며 한국 역도의 미래로 떠올랐다. 현역 최고 선수와 미래의 스타가 벌인 폭행 시비는 한국 역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사재혁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77㎏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두 번째 올림픽이던 2012년 런던에서는 경기 중 팔꿈치가 탈구됐다.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큰 부상을 당한 사재혁은 은퇴를 결심했다. 하지만 2013년 현역으로 복귀했고 2014년 85㎏으로 체급을 올려 인천 아시안게임과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 도전했다. 사재혁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인상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우고도 용상에서 실격했고, 세계선수권에서는 9위에 그쳤다. 그러나 짧은 전성기를 누리고 사라질뻔한 ‘역도 천재’가 눈물의 재활을 마치고 플랫폼에 선 것만으로도 역도계는 안도했다. 사재혁이 출전하지 않은 2015년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노메달에 그쳤다.
세대교체에 실패한 한국 역도는 사재혁의 재기를 기대했고, 사재혁은 리우올림픽을 목표로 다시 훈련에 매진했다. 하지만 폭행 사건이 일어나면서, 대표팀 합류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최중량급(105㎏ 이상) 유망주 황우만이 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된 것도 한국 역도에는 상처가 될 수 있다. 황우만은 ‘이배영(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사재혁(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대를 잇는 남자 역도 스타’로 꼽히던 선수다.
고교 2학년이던 2012년부터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 선배들과 훈련한 그는 2014년 6월 러시아 카잔 스포츠팰리스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 최중량급(105㎏ 이상) 경기에서 인상 1위, 용상과 합계에서 2위에 올랐다. 2014년 황우만은 대한역도연맹이 선정한 올해의 신인으로 뽑혔다.
한역도연맹 관계자는 “황우만이 2016 리우 올림픽에서 경험을 쌓고,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