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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현대문학 거장’ 미셸 투르니에, 향년 91세 별세…“더는 병마와 싸우기 원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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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승인 : 2016. 01. 1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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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투르니에, 1970년 공쿠르상 수상 당시. 출처=/AFP. 연합뉴스
프랑스 문학의 거장 미셸 투르니에가 18일(현지시간) 저녁 파리 인근 이블린의 슈아셀에 있는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91세.

투르니에가 아들처럼 아끼던 대자(代子) 로랑 펠리퀼리는 AFP에 “그분은 오후 7시에 사랑하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에는 고령인 만큼 더는 (병마와) 싸우기를 원치 않으셨다”고 전했다.

투르니에는 20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가장 영향력을 발휘한 작가이자 철학자다. 1924년 독일계 가정에서 출생한 투르니에는 독일 튀빙겐과 소르본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으며 칸트와 그가 영적 스승으로 존경해온 장 폴 사르트르의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인간의 문명과 사회,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와 통찰을 철학과 신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세계를 선보였다.

투르니에는 1967년 마흔셋 나이에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재해석한 첫 작품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내놓아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했다.

이어 1970년에는 어린이들을 나치 정권으로 끌어들이는 남자에 관한 소설 ‘마왕’으로 프랑스의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황금 구슬’, ‘외면일기’,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 등 소설과 에세이 등 그의 여러 작품이 번역돼 출간됐다.

2004년에는 귄터 그라스, 아모스 오즈,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아서 밀러, 주제 사마라구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과 함께 남아프리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이즈 퇴치를 위한 단편 소설 프로젝트 ‘내 인생, 단 하나뿐인 이야기’(Telling Tales)에 참여하기도 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추도성명에서 투르니에를 “거대한 재능을 지닌 위대한 작가”로 추앙하면서 프랑스이자 유럽의 작가로 20세기 유럽 문학의 역사를 규정지었다고 치하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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