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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정유업계, 유가에 둔감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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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16. 01.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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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야간전경.
정유업계가 지난 2년여간 롤러코스터를 탄 듯 극심한 실적변화를 보였습니다. 2014년 1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봤던 정유업계는 지난해는 5조원에 달하는 흑자를 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연평균 두바이유가격은 2014년 상반기 배럴당 110달러 수준까지 올랐지만 하반기엔 50달러선까지 반토막 났고 올해 들어선 2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습니다. 이로 인해 정유업계는 막대한 재고자산평가 손실을 봐야 했습니다.

정유업계는 유가를 둘러싼 글로벌 이슈에 조단위 실적이 적자와 흑자를 오가는 신세를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에 따라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유가에 울고 웃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유가 변동에 충격을 완화하고 최대한 둔감해지는 법, 운영 효율화와 사업 다각화 입니다.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유업계가 지난해 거둔 이례적인 실적 호조에는 과감한 설비투자가 한 몫 했습니다. 2014년부터 치열해진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국내 정유업계는 고도화설비 비중과 가동률을 높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저유가 덕분에 원유 구입 비용을 대폭 절감했고 효율이 높은 최신 고도화설비를 통해 막대한 정제마진을 챙겼습니다. 여기에 원유 100%를 두바이유에 의존하는 에쓰오일을 제외한 3사의 수입선 다변화도 시세 차익을 안기며 경영실적 개선에 기여했습니다.

물론 원료가 저렴해지고 이로인해 수요까지 좋아진 게 정제마진이 높아진 중요한 이유이긴 합니다만 이같은 고도화설비 투자는 저유가 뿐 아니라 고유가에서도 수익성을 올리는 중요한 설비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중국 베이징전공, 베이징자동차와 합작한 ‘BESK’를 통해 현지 전기자동차 배터리 팩 공장을 구축하고 있고 멈췄던 청주공장을 재가동하고 충남 당진의 배터리공장의 생산량을 2배로 늘렸습니다.

GS칼텍스는 고부가가치의 바이오 연료를 포함한 바이오케미컬 분야의 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신규수익을 창출할 목적으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탄소섬유 복합소재 개발에도 속도를 내 기아자동차 ‘올 뉴 쏘렌토’의 파노라마 선루프 프레임에 최초 적용한 바 있습니다.

에쓰오일은 신규 진출할 올레핀 사업을 위해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 서비스 개발’(TS&D) 센터를 짓고 있습니다. 울산에 고도화설비와 더불어 올레핀 생산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들어간 상태입니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함께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콘덴세이트(천연가스에 섞여 나오는 초경질유) 정제 및 석유화학 제품 혼합자일렌(MX)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합작회사 ‘현대케미칼’ 입니다.

정유사들도 천재지변을 무서워하듯 유가 흐름만 바라보며 위축돼 있어선 안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고도화 설비를 차근차근 늘리고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비정유 사업을 확장하면서 다가올 고유가 시대를 담담히 대비하고 있습니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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