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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엽기적인 그녀2’ 차태현 “견우 코믹 캐릭터 이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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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 기자

승인 : 2016. 05. 25. 00:45

전지현 없이 욕 먹으며 촬영한 이유는…
[인터뷰] '엽기적인 그녀2' 차태현 "견우 코믹 캐릭터 이제 마무리" / 사진=조준원 기자

2001년 개봉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는 한국 영화계에서 오랫동안 회자되는 작품이다. PC통신 나우누리 유머란에 '견우74'란 필명을 쓴 김호식 작가가 연재했던 소설을 곽재용 감독이 영화화한 이 작품은 전지현과 차태현이라는 '환상의 커플'을 탄생시키면서 5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당시 유행했던 '엽기적'이란 표현과 딱 들어맞은 전지현의 캐릭터와 그런 그녀를 점점 사랑하게 되는 견우(차태현)의 순애보는 수많은 관객들을 웃기고 울렸다. 개봉 당시뿐만 아니라 '엽기적인 그녀'는 '질리지 않는 영화' '필람무비' '한국 대표 로맨틱 코미디' 등으로 불리며 오랜 기간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처럼 엄청나고 굉장한 작품의 속편이 15년 만에 개봉했다. 제목은 별도의 부제 없이 단순히 '엽기적인 그녀 2'. 그녀는 바뀌었지만 우리의 '견우' 차태현은 돌아왔다. 

[인터뷰] '엽기적인 그녀2' 차태현 "견우 코믹 캐릭터 이제 마무리" / 사진=조준원 기자

영화 '엽기적인 그녀 2'를 통해 15년 만에 '견우'로 돌아온 차태현을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엽기적인 그녀 2'는 원조 엽기녀의 때아닌 '출가'로 실연을 당한 30대의 견우(차태현)가 우연히 첫 사랑 그녀(빅토리아)와 재회, 결혼에 이르면서 펼쳐지는 신혼 이야기를 그린다. 전작에서 놀고먹는 대학생이었던 견우(차태현)는 취업준비생이 됐다. 가장 형식적이면서도 궁금한 질문부터 던졌다. 차태현은 왜 전지현이 없는 '엽기적인 그녀 2'에 출연했을까.

"오래전부터 '엽기적인 그녀' 속편에 대한 얘기가 나왔어요. 그럴 때마다 '전지현씨가 출연하면 저도 하겠다'라는 입장이었죠. 처음 '엽기적인 그녀 2' 시나리오를 봤을 때 마음에 들었어요. 전작 속 그녀와 견우의 결혼생활과 직장생활을 다룬 이야기였는데 그 시나리오가 왜 좋았냐면 아주 평범한 이야기였기 때문이에요. 전작인 '엽기적인 그녀'도 사실 평범한 이야기거든요. 그런 점에서 두 작품이 흡사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녀'에 대한 설정이 아주 크게 바뀌어버린 거죠.(웃음)"

'엽기적인 그녀'는 제목처럼 '그녀'의 존재감이 가장 중요한 영화다. 그런데 '엽기적인 그녀2'는 전작과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원조 엽기녀를 비구니로 설정, 절로 보내버린 뒤 새로운 엽기녀를 등장시켰다. 전작에 열광했던 관객들은 개봉 전 공개된 예고편을 보고 이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본의 아니게 이에 대한 사과는 차태현의 몫이 되고 말았다. 

"전지현씨 역할을 비구니로 설정해 절로 보내버린다고 하기에 제작진에게 엄청 뭐라고 했었죠. 그런데 아예 언급을 하지 않을 수도 없고, 죽이는 것은 너무 나간 설정이어서 여러 모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더라고요. 결국 이런 식으로 전작과 선을 그었는데 같은 배우로서 전지현씨께 참 미안했어요. 감독님은 '전지현'이 아닌 '그녀'를 보낸 것이라고 했지만 입장 차이라는 게 있잖아요. 예고편이 처음 공개됐을 때 제일 처음 밑에 달린 댓글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전지현씨 역할이 절로 들어가는 장면을 보고 한 누리꾼이 '이게 정말 엽기적'이라는 댓글을 남겼더라고요."

[인터뷰] '엽기적인 그녀2' 차태현 "견우 코믹 캐릭터 이제 마무리" / 사진=조준원 기자

차태현은 뻔히 욕먹을 것을 알면서도 '엽기적인 그녀 2'를 선택했다고 고백했다.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작품을 고를 수 없는 상황들이 종종 있었다고. 그 얘기를 듣고 그의 필모그래피를 가만히 살펴보니 우정·특별출연이 상당하다. '과속스캔들' '엽기적인 그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헬로우 고스트' 등 다수의 흥행작 이면에는 제목조차 생소한 실패작도 꽤 많다.

"여러 작품을 하다보니까 주변 사람들 생각을 할 수밖에 없어요. 뻔히 욕먹을 것을 알면서도 해야 되는 상황들이 있죠. 물론 전적으로 그런 상황들 때문에 이번 작품을 선택한 것은 아니에요. 견우로 돌아가고 싶은 제 개인적인 욕심도 있었죠. 그런데 이번 작품은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엽기적인 그녀'의 속편이었기에, 그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미안함이 있어요. '엽기적인 그녀'를 '인생영화'로 꼽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한 미안함이죠."

[인터뷰] '엽기적인 그녀2' 차태현 "견우 코믹 캐릭터 이제 마무리" / 사진=조준원 기자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 2'를 통해 견우를 정리한 것 같다고 했다. 한 번 제대로 하고 나니 없어진 것 같다고. 수차례 자신의 연기 스타일을 견우에 비유했던 그는 이제 조금씩 변화하려 한다. 아직 개봉하지 않은 멜로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와 이정재, 김하늘, 하정우, 주지훈, 마동석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신과 함께'를 통해 연기 인생의 새로운 후반전을 맞이하겠다는 각오다. 

"'엽기적인 그녀2' 이후에 촬영한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드라마 '프로듀사'에서는 견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특히 '프로듀사' 때 제 연기 스타일이 변한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조금씩 변화를 주려고 해요. '신과 함께'도 그래서 선택했어요. 악역은 저의 마지막 숙제 같아요. 반전에 대한 강박 없이 스릴감이 가득한 영화라면 도전해보고 싶어요."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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