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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호텔롯데 상장철회...믿는 ‘롯데’에 발등 찍힌 증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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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승인 : 2016. 06. 1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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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전경(호텔방면)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검찰이 연일 수사강도를 높이자 롯데그룹이 호텔롯데의 상장을 철회했습니다. 호텔롯데의 상장철회가 검찰의 수사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진데 따른 조치이지만 증권가는 예상치 못한 된서리를 맞게 됐습니다.

호텔롯데 상장 철회 소식에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상장주관 업무를 맞고 있던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당황해 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겉으로는 크게 반응을 하지 않고 있지만 그동안 들였던 공을 생각하면 아쉬움뿐 아니라 시간적·금전적 손실에 대한 걱정이 나오는 듯 합니다.

우선 신규상장을 통해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거래소는 가장 답답한 상황입니다.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거래소는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20개의 신규상장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기에 호텔롯데 상장을 내심 기다려 왔습니다. 더욱이 최근 1년새 가장 덩치가 큰 신규상장이라는 점에서 호텔롯데는 자신들의 경영전략을 대변해 줄 가장 좋은 카드였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의 상장을 공식화한 이후 거래소는 보호예수 규정을 개정하는 등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집중한 것도 이때문입니다. 거래소는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설명을 할 때마다 호텔롯데를 사례로 들곤 했지만 이제 이 카드를 잃게 됐습니다.

호텔롯데 상장주관에 나선 증권사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난 1월 28일 호텔롯데에 대한 신규상장이 승인 되기 전부터 증권사들은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사전 업무를 진행해 왔습니다. 약 9개월간 인력과 시간을 투자했던 것이 물거품이 됐으니 기운이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궂은일은 다하고 돈은 못받는 상황이 됐다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주관사로 선정된 증권사들은 호텔롯데가 상장되면 상장수수료로 공모금액의 0.7%, 성과보수로 0.25%의 수입을 낼 수 있었습니다. 호텔롯데가 상장을 결정했을 당시 시장 예상 공모 총 금액은 최대 10조원일 것이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이후 조정을 거쳐 4조~5조원대로 그 규모가 축소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 규모는 시장 최고수준이었습니다. 공모가가 4조원만 되도 상장주관에 참여한 증권사들이 가져갈 총 상장수수료는 280억원, 성과보수도 100억원에 달했으니까요.

시장에서는 향후 호텔롯데의 사장 재추진이 자칫 수년째 불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비자금 조성 혐의가 주요 계열사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됐다는 말들이 나오면서 회계부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만약 회계부정 사안이 있다면 3년간 상장을 재신청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증권가는 믿었던 도끼인 ‘롯데’에 발등을 찍힌 모양새 입니다. 호텔롯데의 상장은 철회됐지만 이 사건으로 IPO시장이 위축되지 않기만을 바라는 듯 합니다.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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