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당의 마잉주(馬英九) 전 대만 총통 집권 시절만 해도 밀접한 관계를 보였던 중국과 대만 양안(兩岸) 관계가 역사를 거슬러 8년 전의 민주진보당 집권 시절로 회귀하는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중국이 대만에 미사일까지 발사했던 20년 전 대만 최초의 총통 직선 당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대만 독립을 주창하는 민주진보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취임한 지난 5월 20일 이후 예상대로 양측간 갈등이 본격 노정되는 현재 분위기로 보면 절대로 아니라고 하기 어려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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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1월 싱가포르에서 전격 회동한 바 있는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마잉주 전 대만 총통. 그러나 현재 최악으로 치달아가는 양안간 관계로 미뤄볼 때 이런 모습은 상당 기간 보기 어려울 듯하다./제공=신화(新華)통신.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24일 전언에 따르면 이런 단정은 양측이 대화에 전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자세에서 무엇보다 잘 확인되고 있다. 굳이 다른 케이스를 들춰 볼 필요도 없다. 현재 양안간 핫라인이 전혀 가동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단적으로 증명해준다. 핫라인은 물론이고 지난 해 11월 싱가포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마잉주 전 총통의 역사적 만남을 이끌어냈을 정도의 대화 창구까지 가졌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금석지감이 느껴질 법한 상황이다. 아차 하면 국지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해도 좋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지난 12일 중국과 대만에게 불리하게 내린 남중국해 분쟁 관련 판결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는 현실 역시 양안 관계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말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현재 대만은 외견적으로는 중국과 함께 PCA의 판결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속내는 별로 그렇지 않아 보인다. PCA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것 같은 느낌이 없지 않다. 일부 고위급 관료들은 아예 PCA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중국 고위급들과는 달리 인정하는 발언도 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남중국해의 영유권 문제에서만큼은 국제사회에서 행보를 같이 하자는 중국의 제의까지 일언지하에 거절한 바 있다.
양안 관계의 균열은 차이 총통이 지난 21일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회견에서 “대만은 하나의 국가”라고 주장하면서 하나의 중국을 천명한 양안 간의 이른바 92공식(共識)을 아예 일언지하에 무시한 사실이 더욱 결정적으로 말해주지 않나 싶다. 여기에 최근 대만의 누리꾼들이 “미안하다 중국”이라는 온라인 패러디 사과 대회를 8월 1일까지 지속하면서 반중 분위기를 몰아가는 현실까지 더하면 상황은 정말 예사롭지 않다. “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하면 양안 간에는 무력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인민대학 황다후이(黃大慧) 교수의 말처럼 중국이 조만간 대만을 손 볼 것이라는 얘기가 베이징 외교가에 파다한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