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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칼럼] 중국 이제 더 이상 칼 감추는 도광양회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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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기자

승인 : 2016. 08. 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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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인 모든 자국의 현안에 적극 대처할 듯
원래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없는 사람은 큰 소리를 잘 못친다. 중국인들은 이 경우에서 한참이나 더 뛰어 넘는다. 설사 조금 확신이 서더라도 대외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숨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도가 심할 때는 아주 어리숙한 사람인 체도 한다. 저 유명한 속담인 “난더후투(難得糊塗·멍청해지기가 너무 어렵다)”라는 말이 괜히 중국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아니다. 이럴 때는 정말 과장과 허세로도 유명한 중국인들답지 않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국가적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금과옥조로 삼는 외교전략 중에 도광양회(韜光養晦·실력을 감추고 은인자중함)가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정말 그렇다고 단언해도 좋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G1은 언감생심이고 G2 국가와도 거리가 멀다는 식으로 겸손한 입장을 보여왔던 것이 바로 중국이었다. 심지어 미국을 비롯한 선진 각국에는 자국이 아직 발전도상국가의 수준에 있다면서 무역 등과 관련한 특혜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것 같지가 않다. 더 이상 도광양회에 집착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가 여러 방면에서 물씬거린다.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중국 언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무엇보다 외부 세계에 직선적으로 “노!”라고 말하는 자세가 이런 단정이 무리하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사례를 들어도 좋다.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지난 달 12일 필리핀 등의 동남아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의 성격에 대해 자국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놓자 바로 반발한 것이 대표적이지 않을까 싶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후에도 중국은 자국의 이익이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입장을 개진해오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결정을 내리기 무섭게 거국적 반대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직설적 표현으로 입장을 나타내는 것을 하책(下策) 중의 하책으로 폄하하는 중국의 스타일과는 정말 거리가 멀다.

수치
자국을 방문한 미얀바의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 이례적으로 환대를 한 이면에는 외교전략 변화도 한몫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제공=신화통신.
최근 자국을 잇따라 방문한 네팔 총리 특사 크리시나 바하두르 마하라와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을 극진히 대접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자국이 이제 입을 다물지 않는 대국이라는 사실을 만방에 과시하려는 의지가 분명히 읽히고 있다. 일본이 얼마 전 발표한 방위백서를 관영 언론을 동원해 신랄하게 비판한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일본은 이제 한 발 아래라는 자신감이 엿보인다고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이런 여러 정황에 비춰보면 난더후투의 덕목에 근거한 도광양회는 이제 중국의 외교전략으로 더 이상 기능하지 않는다고 해야 한다. 실제로 중국의 일부 학자들도 이제 자국의 외교전략이 유소작위(有所作爲·할 일을 함)와 적극작위를 거쳐 책임대국(책임있는 대국으로서의 역할을 함)으로 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신형대국이론(중국과 미국이 동일한 대국임)을 입에 올리는 것은 확실히 괜한 게 아닌 것이다.

지금 한국은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해 중국과 불편한 관계에 있다. 역사상 최고라는 관계가 최악으로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러고서도 이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만약 이런 중국의 외교전략 변화를 이해하고 분석한 후 대책을 마련할 경우 양국의 갈등은 난항을 겪기는 하겠으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않을까 보인다.
홍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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