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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처럼 생각해서”… 성직자 하루 평균 14건 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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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기자

승인 : 2016. 09. 21. 05:00

2010년 이후 매년 5000건… 솜방망이 처벌
사회법 보다 종교법 우선… 지위 박탈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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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9일 경남 창원시의 P 교회 목사 A씨(61)는 20대 여성 신도 2명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하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피해자 여성 B, C씨는 2013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수차례 모텔과 사택에서 A씨로부터 부당한 신체접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여신도들을) 딸처럼 생각한다. 위장이 좋지 않다고 해 치료를 하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 경기도 한 교회의 목사 D씨(49)는 지난 5월부터 두 달여간 자신의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E 양(10)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E양이 다니는 초등학교 교사로부터 “D씨가 아동센터 안에서 3차례 정도 몸을 만졌다고 E양이 털어놨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 조사에서 D씨는 “B 양의 손을 실수로 스친 적은 있지만, 성적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사 등 성직자들이 하루 평균 14명의 신도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더욱이 성직자 가운데 일부는 성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지위를 유지하는 사례가 많아 법과 종교적인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성직자들은 매년 5000건 안팎의 성범죄를 저질렀다. 연도별 성범죄 건수는 2010년 4868건, 2011년 4865건, 2012년 5383건, 2013년 5315건, 2014년 5168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성직자들의 성범죄가 만연한 데에는 신도들이 성직자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성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성직자 지위가 박탈되는 사례가 드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회법보다 종교법이 우선하고, 성직자를 성범죄자로 신고한 신도는 사실상 지속적인 종교생활을 할 수 없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국 한국종교개혁시민연대 운영위원은 “목사가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 사회법보다 교회법에서 더 엄격하게 제재해야 하는데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해당 교단에서 퇴출당하더라도 목사 자격은 유지되기 때문에 다른 교단에 가서 스스로 교파를 만들어 목사직을 이어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김 운영위원은 이어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교회법에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목사직을 면직·박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범죄심리학계에서는 피해자를 위한 시스템마련과 그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반응도 나온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대부분 성범죄의 발생 원인은 본인의 비도덕성과 잘못된 성인식이 원인”이라며 “(성직자로 한정한다면) 그들이 신분에 기인한 위력과 신도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부적절한 행위를 하더라도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신고를 꺼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피해자들을 위한 신고 시스템 마련은 필요하지만, 자칫 잘못 알려져 피해자 책임론이 대두되면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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