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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스포츠를 말하다]문체부, K스포츠재단에 KBO 에이전트 사업 밀어주려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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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승인 : 2016. 10. 2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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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포츠재단 홈피
K스포츠재단 홈페이지 캡쳐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각 프로구단 별 에이전트를 도입하라는 압력을 지속적으로 넣었다는 말이 들리고 있습니다.

국내 스포츠산업에서 취약한 부분으로 지적받는 것이 에이전트 분야라는 점을 생각하면 문체부의 이런 요구는 산업발전의 관점에서 필요한 부분으로 인식됩니다.

그런데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다소 의구심이 드는 정황이 있습니다. 최근 온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가 연관됐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에이전트 제도는 프로축구를 제외하면 사실상 그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프로야구의 경우 연봉협상시 3자의 개입이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KBO의 이런 규정은 선수들의 효과적인 연봉협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스포츠 산업, 특히 프로 스포츠산업이 미국과 같이 전문 에이전트 회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이 움직이는 구조의 시장을 만드는데 한계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산업의 양적 질적 성장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에이전트 산업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반기를 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문체부의 프로야구 에이전트 도입 지시에는 순수하지 않은 의도가 있는 것 아니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에 있는 K스포츠재단과 이 재단의 자회사로 알려진 더블루K에 에이전트 업무를 밀어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지적이죠.

KBO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KBO에 대한 압력이 심했다. KBO측에서도 에이전트를 전구단에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에 난색을 표했지만 지속적인 요구가 이어진 것으로 안다”며 “이 배경에는 K스포츠재단이 있었고, 재단에 프로야구 에이전트 관련 사업을 밀어주기 위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더블루K의 조직에는 스포츠마케팅 본부가 존재했고, 이 하위부서로 에이전트팀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에는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에이전트 제도를 빠르면 내년 도입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이는 문체부가 ‘부정행위 방지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타 제도 정비 방안의 하나로 ‘스포츠 에이전트 제도 도입 및 운영’ 항목을 마련한데 따른 것이었습니다. .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최순실씨가 실질적으로 운영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는 이미 문체부와 직간접적인 관계가 유지됐다는 내용들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김종 문체부 2차관이 더블루K에서 목격됐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의혹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검찰도 이날 김 차관의 자택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K스포츠재단
K스포츠재단 조직도/출처 = K스포츠재단 폼페이지
K스포츠재단의 설립 취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스포츠라는 매개를 통해 건강한 사회, 하나되는 사회를 실현하며 국민의 행복이 곧 국가발전으로 이어진다는 비전을 목표로 대한민국 스포츠를 전세계에 알려 그 위상을 드높이고 창조문화와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스포츠문화 토대 마련을 목적으로 설립 되었습니다.”

K스포츠재단 이사장 명의로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인사말에서는 스포츠마케팅과 스포츠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스포츠는 국민에게 자긍심과 즐거움을 주고, 언어, 이념, 인종을 넘어 세계를 하나로 묶어줄 수 있으며 다양한 융, 복합 개발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기도 합니다. 주요 기업들은 이러한 스포츠의 힘에 주목하고 각종 국제대회 유치와 스포츠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경제계는 대한민국 스포츠의 질적인 도약이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이미지와 경쟁력과도 직결될 수 있다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하였습니다. 스포츠인들의 집념 어린 노력과 국민의 뜨거운 성원에 힘을 실어 우리나라 스포츠를 민간 차원에서 더욱 발전시킬 방안을 모색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에 공동의 재단법인 케이(K)스포츠를 설립하여 건강한 사회, 하나 되는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체육을 통한 국위 선양을 목표로 동 재단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스포츠 인재를 발굴하고 전문 지도자를 양성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스포츠 위상 강화를 위하여 국제 교류를 확대하고 인재들의 국제대회 참가를 지원할 것입니다.”

이 내용만 놓고 보면 스포츠 발전을 위한 순수한 의도로 재단을 설립했다는 것을 의심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하지만 정작 K스포츠재단은 대기업들에게 반 강제적으로 자금을 모았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수십억원의 자금을 삼성·현대자동차·SK·롯데 등에서 끌어 모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정치적 힘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여기서는 정치적 문제를 논하기 보다는 체육·스포츠계 내용만 설명할 것입니다).

문체부는 올해 2월부터 스포츠산업을 이용한 투자활성화 방안과 함께 스포츠산업 육성 계획을 줄줄이 쏟아냈습니다. 그런데 K스포츠재단 설립 시기는 공교롭게도 올해 1월 이었습니다. 결과론적인 추측일 수 있지만 두 곳의 연관성 의혹은 무시하지 못할 듯 합니다.

문체부는 지난 7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정부의 투자 활성화 대책 중점과제로 ‘스포츠산업 민간투자 촉진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문체부 관계자는 “스포츠산업에 대한 민간투자가 촉진됨으로써 스포츠산업이 공공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민간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전환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K스포츠재단 이사장의 인사말과 유사한 느낌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문제부가 발표한 스포츠산업 육성 방안의 주요 내용은 △프로스포츠 경기장 민간 투자 촉진 △공공체육시설 민간 참여 활성화 기반 마련 △케이 스포츠 타운(K-Sports Town) 조성을 통한 스포츠 한류의 확산 △창조경제혁신센터 연계 등을 통한 스포츠 융·복합 산업 육성 등입니다.

민간이 공공체육시설 위탁·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기업이 스포츠 아카데미와 스포츠 체험 시설, 한류 문화 체험 공연장 등으로 구성된 ‘케이 스포츠 타운(K-Sports Town)’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또 이를 기반으로 우수 스포츠 인재의 ‘발굴 → 육성 →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스포츠 매니지먼트 산업을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도 들어갔습니다.

창조경제와 연관해 ‘국민체력 100’이라는 대국민 복지시스템을 도입해 축적된 공공데이터를 스타트업 기업이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의지도 담겼습니다. ‘국민체력 100’은 개인의 체력상태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측정·평가해 운동 상담 및 처방을 하는 대국민 체육복지 서비스입니다.

이에 앞서 2월 정부의 투자활성화 방안 발표에도 스포츠산업 방안이 포함됐습니다. 스포츠클럽을 활성화하고 회원제 골프장의 대중제를 촉진함과 동시에 스포츠에이전트 산업 육성 등이 핵심내용이었습니다.

기업 투자를 이끌어 내고, 스포츠클럽을 활성화해 스포츠인재 육성에 나서고, 에이전트 사업을 정착시키는 등의 주된 내용들이 K스포츠재단이 보인 행보와 묘하게 엮여있는 듯 보입니다.

‘최순실 게이트’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속단하기 힘듭니다. 다만 이번 사태로 한국 체육계를 이끌어 온 많은 스포츠조직과 스포츠인, 그리고 스포츠학자들의 허탈함은 현실이 된 듯합니다. 여기에 순수하게 스포츠를 지원해 오던 기업들의 스포츠 스폰서십 활동이 위축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계속>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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