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기업 스포츠를 말하다]스포츠산업, 30년의 성과가 무너지고 있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61112010008023

글자크기

닫기

박병일 기자

승인 : 2016. 11. 12. 18:57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K스포츠재단 홈피
스포츠산업은 스포츠라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대규모의 돈의 흐름이 조직화되고, 진화하면서 경제적 효과를 만들어 낸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따라 성장하기도 하고 철저하게 소외돼 사라지기도 한다. 선의의 경쟁과 평등의 가치를 추구하는 체육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자본력이 최대의 가치라는 점은 전통 체육의 의미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반길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스포츠산업 성장의 가능성과 그 파급력은 무시할 수 없는 경제적 요소로 성장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스포츠산업은 어쩌면 가장 순수한 산물이었다.

예상할 수 없는 스포츠 경기결과에 대한 사람들의 가식 없는 몰입도는 그 순수함 만큼 경제적 효익을 극대화 할 수 있었다. 남녀노소, 인종, 국경을 뛰어넘어 하나의 콘텐츠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제품·상품은 이제 기업·사회단체·정부단체·민간단체 등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활용하는 수단이 됐다.

국내 스포츠산업, 스포츠마케팅의 시작은 1986년 아시아게임을 전후부터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점이다. 비록 1980년대 초 국내에 프로스포츠가 도입됐지만 사실 그 시기에는 아마추어 스포츠가 프로스포츠로 변화하는 시기였고, 국내에는 스포츠산업·마케팅의 개념을 정리해줄 만한 전문가 또한 없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이후 조금씩 개념을 잡기 시작했지만 부족함이 있었다는 의미다. 1986년과 1988년 세계에 대한민국의 스포츠 위상을 높이는 대규모 행사를 치룬 이후 우리는 스포츠마케팅의 중요성과 그 가치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렇게 30년이 지났다. 그 동안 국내 스포츠 산업은 40조77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정부가 발표한 수치이지만 개인적으로 정확한 추산이라 생각치 않는다. [기업, 스포츠를 말하다]스포츠산업 육성방안과 대기업의 역할 참고).

40조원이라는 수치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국내 뷰티 산업 시장규모(약 10조원)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미국의 스포츠산업이 100년에 달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 국내 스포츠산업이 걸어 가야할 길은 멀다. 그럼에도 국내 스포츠산업은 빠른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런데 현재 2016년 11월의 스포츠계는 최순실 게이트로 풍비박산이 나고 있다. 특히 부정한 돈을 가져가는 수단으로 스포츠를 이용한 정황이 끝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엘리트스포츠에서 생활체육에 이르기 까지 최씨의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대부분이 돈이라는 스포츠산업의 근본요소가 직결돼 있다. 경기장 사용권·생활체육시설을 활용한 수익적인 부분까지 모든 것이 스포츠산업의 근간이 되는 것 들이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자대학 입학을 위해 이용했던 승마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성장하고 있는 승마산업은 새로운 시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로 5000억원수준의 국내승마산업은 부정·부패의 중심에 서버렸다. 말 산업이 발달된 독일의 시장 규모인 7조원이 넘는 수준으로 성장을 못하더라도 충분히 신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승마시장이라는 기대는 이제 뒷전이 될지 모른다.

이뿐만 아니다. 프로스포츠에서도 최 씨의 그림자를 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K스포츠재단, 더블루K로 이어지는 고리를 이용해 한국프로야구연맹(KBO)에 압력을 가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스포츠에이전트 사업을 최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했다는 더블루K에 밀어주기 위한 수순이었다는 의혹은 프로스포츠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권을 온전히 가져가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최 씨의 조카인 장시호씨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이용해 국가지원금을 받아내고, 각 지방단치단체의 스포츠팀 감독을 좌지우지 했다는 의혹, 그리고 정부가 추진하려던 K스포츠클럽사업권을 통째로 가져가려 했다는 증언들은 스포츠계를 비참하게 만들어 버렸다.

K스포츠재단을 이용해 비인기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자금적 지원을 해주던 대기업들에게 강압적으로 자금출연을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 현재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고, 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에 대한 검찰 소환과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대기업의 지원이 없이는 성장하기 힘든 국내 스포츠산업 구조상 현 상황을 별일 아니라고 치부하기에는 얽혀 있는 사안이 너무도 넓고 크다.

최씨 일가가 벌인 일련의 행동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성장해온 국내 스포츠 산업의 이미지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앞으로 누군가 순수한 의미로 스포츠 발전을 위해 사업을 추진하려 하겠는가. 또 아무 의심 없이 자금을 지원해 주는 기업·단체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 만큼 이번 사태는 스포츠산업, 아니 한국 스포츠계의 최대 위기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순수함을 잃은 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비난은 다른 어떤 부정보다 강하게 나타난다. 스포츠 경기결과 조작을 하는 경우 스포츠계에서 퇴출되는 사례를 우리는 많이 봤다. 원정도박을 한 선수에 대한 관용은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스포츠에 고관여된 사람들은 스포츠의 순수·정직함이라는 신념이 근간이 돼 이뤄진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와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는 체육·스포츠계에 대한 이들의 고운 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

최순실 게이트라는 초유의 사태는 사람들에게 스포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키웠다.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이 스포츠산업은 아니지만, 이를 이용해 최씨 일가가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일을 벌인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여기에는 돈이라는 핵심 키워드가 존재했고, 그 돈은 스포츠산업과 기업·정부의 유기적인 관계를 이어주는 고리이자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간단치가 않아 보인다.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한 가족과 일부 옳지 못한 생각에 빠진 스포츠계 인사·고위공무원으로 인해 30년동안 차근 차근 쌓아온 스포츠산업의 위상과 업적이 일순간에 흔들리고 무너지려하고 있다.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부패와 정부 눈치보기도 이런 위기를 더욱 심화 시켰다.

이번 사태가 언제 마무리될지는 모르지만 이 경험은 향후 선진적 스포츠산업구조 뿐 아니라 스포츠계의 질적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작은 믿음으로 지켜봐야 것 말고는 할 것이 없어보인다. 최 씨 일가로 인해 무너져 버린 스포츠·체육의 이미지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희생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박병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