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의혹으로 시작된 정국혼란이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1~2일 보수·진보계를 망라한 정치·사회·종교 등 원로들의 시국선언에 이어 야 3당은 드디어 박 대통령의 하야와 탄핵을 말하기 시작했다.
길거리에서는 연일 촛불시위가 열려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고 대학생에 이어 고교생까지 시위참여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5일에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대규모 촛불시위 시국선언이 예정돼 있다. 나라의 운명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검찰수사결과 최 씨의 국정개입과 미르·K스포츠 두 재단의 강제모금은 사실로 확인됐다. 두 재단의 기금 774억원 외에도 최씨의 딸 정유라 씨가 출전하는 올림픽 마장마술 종목의 훈련비, 말 구입비 등도 기업에서 출연한 것으로 밝혀졌다. 마치 국가의 모든 문화·스포츠 관련 행정과 돈이 최씨와 딸 정 씨를 위해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나는 최씨를 모른다"고 했다. "모든 일은 박 대통령 지시를 받아서 했고 자신은 심부름꾼에 불과했다"고 검찰에서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 사이에 직거래가 있었다"고 진술했다는 말도 나온다.
반면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검찰조사에서 "안 수석이 강제모금을 지시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안 수석이 나서서 '윗분 관심사항'이라며 모금을 했다"는 재계 인사들의 말도 나온다. 이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최 씨는 자신과 딸 정 씨를 위해 국정계획을 세우고 박 대통령의 신임을 이용해 정부예산과 기업의 돈을 떡 주무르듯 이용한 것이다. 청와대 수석비서관은 대통령의 '말씀'을 충실히 수행만 하는 자리가 아니다. 대통령의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아니 되옵니다"라고 강력히 제지도 해야 한다.
이게 불가능하면 스스로 자리를 떠나야 했다. 지금 이 나라에는 이러한 충신이 없다. 안 전수석은 오히려 지금 모든 잘못을 박 대통령에게 뒤집어씌우고 도망가려 한다. 박 정권의 성공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친다고 약속했던 사람들도 어디론가 꽁꽁 숨어버렸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2월 문화체육 활성화를 위해 기업인들을 모신 자리에서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실현을 통한 우리 경제의 대도약을 위해 기업인들의 문화·체육에 대한 투자확대를 부탁드린 바 있다." 국민들은 지금 이에 대한 구체적 후속 보충설명을 듣고 싶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