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박대통령 수사 거부…대국민 선전포고”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적, 도덕적으로 이미 대통령 자격을 상실했다”며 “대한민국은 박근혜 대통령 개인의 나라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사진= 이병화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수사 연기를 요청한 것과 관련 “모든 피의자의 진술이 대통령을 향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수사를 거부한다”며 “적반하장으로 대국민 선전포고를 했다”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시국 수습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누군가의 치밀한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은 시간을 끌며 검찰수사에 대비하고 있다. 스스로 퇴진하기는커녕 탄핵소추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자술서 등 근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최대한 시간을 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국민을 모욕하고 헌법을 모독하고 있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애국할 수 있는 길을 버리고 더욱 불행한 길로 빠져들고 있다”며 “검찰은 대통령을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 국가를 더 이상 혼란에 빠뜨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박 대통령 개인의 나라가 아니다”면서 “나라의 미래를 볼모로 잡고 나만 살면 된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이제는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국민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위대한 시민혁명을 이어갈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평화시위의 원칙을 지켜 더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최악의 길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난을 수습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여야의 책임있는 정치지도자들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정국수습방안을 논의하고 해법을 찾겠다. 언제 어디서나 만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당 일각에서도 박 대통령을 향한 날선 발언이 잇달아 터져 나오고 있다. 천정배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비상대책위-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검찰이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체포를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전 대표는 “주범 중에서도 가장 주도적 역할을 한 주범이라고 혐의를 받고 있다”며 “수사는 언제든지 가장 신속하게 진행돼야만 진실을 발견할 수 있다. 체포 영장을 신청해 체포하든 법에 따라 긴급체포하든 강력한 검찰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총리를 인선하고 국민 힘으로 강제퇴진 시키든, 그게 불가능하면 탄핵이라도 빨리 착수해 박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시켜야 한다”면서 “탄핵을 빨리하면 금방 할 수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상당수가 탄핵에 찬성하겠다는 언론 설문조사 결과도 있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