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청와대 뒷담화]청와대 찾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소원은 ‘대통령과 사진 찍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80106010003208

글자크기

닫기

주성식 기자

승인 : 2018. 01. 07. 10:53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문 대통령, 곽예남 위안부 피해 할머니 손 꼭잡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오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초청 오찬에 참석하는 곽예남 할머니를 청와대 본관 앞에서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한주간(1월 2일~5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주요 뉴스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코너입니다.

◇청와대 찾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소망은 ‘대통령과 사진 찍기’

지난 4일 여덟 분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초청을 받고 청와대를 방문했습니다. 이날 문 대통령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만남은 지난해 말 외교부를 통해 발표된 위안부 합의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와 관련한 후속조치 마련의 일환으로 이뤄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2015년 12월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에 절차상 흠결이 있음이 밝혀진 만큼 향후 일본과의 재협상 등에 앞서 가장 중요한 과정인 피해 당사자 할머니들의 의견을 경청하려는 취지인 셈입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만남에 대해 “지난 12.28 합의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배제한 채 이뤄졌다는 조사결과에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향후 정부 입장을 정함에 있어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도 “정부가 할머니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내용과 절차가 모두 잘못된 것으로,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이옥선 할머니는 “우리의 소원은 사죄를 받는 것이다”며 “(일본에게) 사죄를 못 받을까봐 매일 매일이 걱정이다. 대통령께서 사죄를 받도록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13세에 평양에서 끌려가 아직도 집에 돌아가지 못한 길원옥 할머니는 인사말 대신 가요 ‘한 많은 대동강’을 불렀고, 지난해 발매한 음반 ‘길원옥의 평화’를 문 대통령에게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모임의 분위기가 마냥 무겁지만은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날 할머니들은 ‘나눔의 집’에서 출발해 청와대에 도착할 때까지 비서실이 제공한 의전 차량을 타고 경찰의 에스코트 아래 이동하는 등 외국 국빈에 준하는 최고의 예우를 받았습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마치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 외국 정상을 대하듯 본관 입구에서 할머니들을 맞이했습니다.

할머니들도 이날 모임의 취지와는 별도로 문 대통령 내외가 당신들을 청와대에서 공식 초청해준 것 자체에 감사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의 공식환영만찬에도 참석한 바 있는 이용수 할머니는 “내 나이 90에 청와대 근처에도 못 와봤는데 문 대통령께서 당선되고 벌써 두 번이나 청와대에 들어왔다”며 기뻐했습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청와대를 찾은 할머니들 한 분 한 분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날 할머니들은 청와대에 와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대통령과 (함께) 사진 찍는 것’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청와대 행사에 참석한 이들과 대통령이 기념사진을 찍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지만 그 사연이 한편으로는 가슴을 울립니다. 우선 당장 (할머니들이) 원하는 해법을 내놓지 못할지언정 만남 자체로 적지않은 위로를 줄 수 있었던 이런 자리가 왜 이제서야 마련됐는지... ‘대통령과 사진 찍기’를 가장 하고 싶었다는 할머니의 작은 소망이 깊은 울림을 주었던 하루였습니다.

크기변환_KakaoTalk_20170817_012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웃으며 출입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의 좌우측 뒤에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들이 배석해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제공=청와대
◇문 대통령의 2018년 신년기자회견은 미국식?

청와대가 오는 10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 발표를 겸한 신년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내외신 출입기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20분 가량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문 대통령은 20분간 신년사 발표를 통해 새해 국정운영 기조를 설명한 후 나머지 1시간 동안 질의응답 형식으로 기자회견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청와대 측의 표현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질의응답은 지난해 8월 17일 있었던 취임 100일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사전 질문자 선정과 질문 조율 없이 문 대통령이 질문자를 직접 지명해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주고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를 ‘미국식(기자회견)’이라고 표현한 것이죠. 지금까지 있었던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기자회견 진행방식이 미국의 그것과는 달랐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증명한 셈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 기자회견 방식이 다르게 진행돼 온 것은 사실입니다. 이번에 청와대가 밝힌 것처럼 질문자 선정이나 질문 내용에 대해 사전 작업을 하지 않고 진행되는 게 미국식 기자회견입니다. 사전에 정해진 방식이 없는 만큼 ‘~식(式)’이라고 명명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청와대에서 열렸던 기자회견은 ‘한국식’이라고 이름 붙여도 무방할 듯 싶습니다. 그것도 해당 정부의 명칭을 붙여서 말이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후 1년여가 지난 후 열린 2014년 1월 첫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통일 대박론’을 거론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경우 기자회견 횟수 자체가 적었을 뿐만 아니라 질의응답 내용을 사전에 조율하거나 질문 자체를 받지 않는 등 제한된 형태로 진행돼 불통 논란을 야기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기자회견 형태보다는 국정연설이라는 명목 하에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없이 일방적으로 정부정책 등을 설명하는 방식을 선호해 불통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기자들과 다양한 주제에 대해 활발하게 토론하는 방식으로 기자회견에 임해 비교적 미국식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도 신년 특별연설과 함께 진행됐다는 형식적인 측면에서 온전한 미국식으로 부르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기는 합니다. 문 대통령의 지난해 첫 기자회견(취임 100일 기념) 역시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진들이 대거 배석한 상태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미국식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는 좀 애매합니다.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사회를 보기 위해 참석하는 백악관 대변인 외에는 대부분 참모진들이 배석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만큼 기자회견에 임하는 대통령이 자신감을 보이는 것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미국식이든 문재인 정부식이든 어떠한 이름을 붙이든, 이번 신년기자회견이 대통령이 자유롭고 허심탄회하게 국민들과 소통하는 하나의 장으로서 나름의 전통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 봅니다.

주성식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