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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뒷담화]김영남과의 만남 피한 펜스…靑은 “사전약속 때문”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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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18. 02. 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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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문 대통령 김여정과 악수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한주간(2월5일~9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주요 뉴스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코너입니다.

◇김영남과의 만남 피한 펜스…靑은 “사전약속 때문” 해명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이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습니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덜 추웠던 날씨, 웃통을 벗고 입장한 통가 선수단 기수 등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입장했던 각국 선수들, 한편의 드라마처럼 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문화공연 등은 현장 또는 TV를 통해 개회식을 지켜보던 많은 이들을 흐믓하게 했을 것입니다.

특히 남북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공동입장하는 모습이나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남북 선수가 함께 최종 성화봉송주자로 등장한 장면은 눈물이 핑 돌만큼 감동적이었습니다. 이에 앞서 각국 정상들이 모여있는 귀빈석으로 입장한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남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과 반갑게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 역시 오랫 동안 뇌리에 남을 장면이었습니다.

이처럼 모든 조각이 조화를 이루며 잘 맞춰진 퍼즐처럼 거의 완벽했던 개회식 첫날이었지만 옥의 티는 있었습니다. 개회식에 앞서 각국 정상급 인사 내외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사전 리셉션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예약 펑크(?)’를 낸 것입니다. 이날 평창에는 교통을 방해할 만한 폭설도 도로정체 현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펜스 부통령은 리셉션 장소에 늦게 도착해 문 대통령 내외의 영접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초청장을 함께 받았을 배우자 카렌 펜스 여사의 모습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단순히 지각만 한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펜스 부통령은 헤드테이블에 마련된 자신의 자리에 앉지 않고 주변의 몇몇 정상급 인사와 악수만 나눈 후 그대로 퇴장해버렸습니다. 같은 헤드테이블에 초대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얼굴을 마주 보며 밥먹기가 싫었던 것이겠죠. 물론 그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강대강으로 맞섰던 미국 내 대표적 강경파인 점을 감안하면 전혀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제일 좋은 상석으로 자신을 초대한 주인장에 대한 배려 없이 그냥 얼굴 도장만 찍고 가버린, 남의 잔치에 재를 뿌려버린 무심한 손님이었다는 평가는 면치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 씁쓸했던 것은 이 같은 외국 손님의 결례에 대해 우리나라 청와대가 ‘억지스러운’ 해명을 내놓았다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펜스 부통령의 불참 소식이 전해지자, 청와대는 그제서야 부랴부랴 출입기자단에 이런 내용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오늘 펜스 부통령은 미국 선수단과 저녁 약속이 되어 있었고, 우리에게 사전고지가 된 상태다. 그래서 (헤드)테이블 좌석도 준비되지 않았다. 포토세션에 참석한 뒤 바로 빠질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께서 ‘친구들은 보고 가시라’고 해서 리셉션장에 잠시 들른 것”이라고 말입니다.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해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분명 청와대는 이날 오전 리셉션에 펜스 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고 확인해 줬습니다. 헤드테이블에 누구누구가 착석하게 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이야기도 흘러나왔습니다. 그래서 펜스 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이 조우할 것이라는 전망 기사도 나왔습니다. 더군다나 리셉션 현장에 있었던 기자의 전언에 따르면 헤드테이블 두 자리가 나란히 비어있었는데 각각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브 아메리카’와 ‘세컨 레이디 오브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브 아메리카’라고 씌여진 명찰이 올려져 있었다고 합니다.

문 대통령 내외가 리셉션장 입구에서 각국 정상들을 영접하기 시작하던 오후 5시 30분 이전까지 헤드테이블에 명찰까지 올려놓았고 아무런 일정상의 변경 공지도 하지 않았던 것은 청와대 측도 펜스 부통령이 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걸 방증합니다. 여러모로 기분 좋았던 잔칫날, 뒷맛을 개운치 못하게 했던 옥의 티였습니다.

[올림픽]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함께 성화 전달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북한 정수현(왼쪽)과 남한 박종아가 김연아에게 전달할 성화를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자금지원 요구?”…대형 오보에 뿔난 청와대

청와대가 뿔이 났습니다.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를 사흘 앞둔 지난 5일 모 일간지가 북한의 참가로 모처럼 조성되고 있는 남북 화해무드에 찬물을 끼얹는 대형 오보를 냈기 때문입니다. 해당 일간지는 박모 논설실장 명의의 칼럼을 통해 지금의 남북 화해무드의 이면에 수십조 원에 달하는 자금 및 그에 준하는 현물을 지원해달라는 북한의 요구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칼럼에는 “(중략) 최근 모종의 경로를 통해 북측의 메시지가 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대화와 핵 동결을 할 용의가 있다는 것. 그 대가는 수십조 원에 달하는 현금이나 현물 지원이다. 이런 내용은 관계당국에 보고됐다”라는 글귀가 실렸습니다. 그러면서 이 칼럼은 “더구나 북측은 남북대화보다 대화 테이블 밑에서 오갈 현찰에만 관심 있다. (중략) ‘대화를 통한 평화’에만 집착하다간 북한의 현금인출기 노릇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는 조언 아닌 조언으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햇볕정책을 두고 북한 퍼주기 논란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이 칼럼에 실린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말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해 11월말 임종석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에 야당이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했던 것처럼 명확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국회 차원의 조사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고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분위기입니다. 해당 신문사가 칼럼을 통해 주장한 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와대도 “(현금 지원 등을 요구했다는) 메시지를 보낸 사람도 받은 사람도 없다. 청와대뿐 아니라 통일부, 외교부, 국정원 어디에도 그런 사람은 없다”며 즉각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이걸 사실이라고 믿었다면 어찌 1면 머릿기사로 싣지 않은 건가요? 왜 칼럼 한 귀퉁이를 채우는 것으로 만족한 건가요?”라며 되물었습니다. 꽤 설득력있는 해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청와대는 “생각이 다를 수 있고, 견해는 차이가 나기 마련”이라면서도 “사실관계에 분명한 잘못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한 청와대는 “지금은 한반도가 ‘전쟁이냐 평화냐’의 갈림길 앞에 서 있고, 언 손에 입김을 불어가며 평화의 불씨를 살리려 애쓰고 있다”며 정정보도를 통해 잘못된 사실관계를 바로잡아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물론 해당 신문사는 이를 거절했다는 후문입니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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