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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그룹, ‘효자’ 오일뱅크 지분 19.9% 매각에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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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19. 01.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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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이 사우디 국영기업이자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1조800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자금난에 허덕이던 그룹 입장에서는 유동성에 숨통을 틀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향후 사우디와의 조선사업 협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수출 효자인 정유산업이 외국기업에 장악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8일 사우디 아람코사와 최대 1조8000억원 규모의 Pre-IPO에 관한 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최대 19.9%까지 인수할 수 있게 된다. 아람코사는 현대오일뱅크의 시가총액을 10조원으로 산정해 주당가치 3만6000원 수준에 인수할 계획이다.

그룹은 이번 매각으로, 정체성인 중공업 구원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차입금이 6조2000억원 수준이었고, 지주사 전환 이후 계열사 지분 취득 등을 위한 자금 수요도 약 1조1000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이번 지분 매각으로 상장 때까지 1조8000억원으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셈이다.

특히 이번 거래는 아람코와 진행 중인 선박 및 발전용 엔진 합작법인 설립과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세계 최대 조선소 건설사업 참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룹 관계자는 “아람코와의 다방면 사업 협력은 향후 중동에서 발주되는 선박 및 해양플랜트 공사 수주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 중동시장 개척을 통한 사업 확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람코가 2대주주가 된 만큼 당장 현대오일뱅크의 원유 수입선에 큰 변동은 없겠지만 추후 중동 원유 수입 포트폴리오에서 사우디산에 대한 비중이 늘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유사로선 관계사 중 글로벌 오일 메이저가 있다면 안정적 원유 공급이 가능해지고, 오일 대란이 발생하더라도 오일사가 관계사에 물량을 우선 배정할 가능성도 높아 긍정적이다.

다만 캐시카우인 현대오일뱅크 경영에 아람코가 참여하게 되면서 외국 오일메이저가 관여하지 않는 국내 정유사는 SK에너지가 유일해졌다. 현재 GS칼텍스는 미국 쉐브론과 50:50 합작사이고 에쓰오일의 경우 지분 63.5%를 아람코가 갖고 있다.

일각선 전통적인 수출 효자인 석유산업이 결국 외국계 회사를 배불리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 규모는 4억9399만 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금액으로는 399억6000만달러 수준으로, 정부가 지정한 13대 주요 수출품목 중 4위에 랭크됐다. 정유사별 수출 비중은 50~60% 수준이고 회사에 따라 70%를 넘어서기도 한다. 실제로 아람코가 최대주주인 에쓰오일은 상장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배당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번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으로, 유동성 공급과 함께 아람코를 사업 파트너로 삼게 되는 등 득이 많아 보인다”며 “그룹의 지분 추가 매각이 있다면 모를까, 당장 외국계 기업에 약 20% 지분을 넘긴다고 해서 국내 정유업계 판도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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