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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거 전 미 상원의원 별세, 구소련 핵폐기 실마리, 북핵 해결 모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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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19. 04. 2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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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거, 구소련 핵무기·화학무기 폐기 법안 발의
핵무기·미사일 등 폐기에 16억달러 지원
구소련 핵폐기 성공, 북핵 해결 모델로 주목
트럼프, 김정은에 "북 핵무기·핵물질 미국 반출, 시설 완전 해체" 제시
Obit Lugar
구(舊) 소련의 핵무기 폐기 프로그램을 이끈 미국의 ‘위협감축 협력프로그램(CTR)’을 발의했고, 북핵 해결 모델을 제시한 리처드 루거 전 연방 상원의원이 2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7세. 사진은 루거 전 의원(왼쪽)이 1976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운데)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사진=AP=연합뉴스
구(舊) 소련의 핵무기 폐기 프로그램을 이끈 미국의 ‘위협감축 협력프로그램(CTR)’을 발의했고, 북핵 해결 모델을 제시한 리처드 루거 전 연방 상원의원이 2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7세.

루거센터는 루거 전 의원이 이날 오전 버지니아주 소재 병원에서 말초 신경에 대한 희귀 자가면역 장애인 CIDP(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 신경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인 루거 전 의원은 1991년 ‘넌-루거법’으로 알려진 CTR을 민주당의 샘 넌(80) 상원의원과 함께 발의했다.

이 법은 소련의 붕괴로 자국 영토에 핵무기를 갖게 된 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벨라루스 등 비자발적 핵보유국의 핵무기와 화학무기·운반체계 등을 폐기하기 위해 기술과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은 이 프로그램에 따라 4년 동안 총 16억달러 규모의 정부 예산을 마련해 해당 국가들을 지원했다. 이후 20년 동안 이들이 보유했던 7500여개의 핵탄두와 미사일 등 핵전력을 러시아로 넘겨 폐기 처리했다.

그 결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537기, ICBM 격납고 459개, 폭격기 128대, 공대지 핵미사일 708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496기, 핵잠수함 27척, 핵실험 터널 194곳이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울러 1997년 화학 무기 금지를 담은 군축조약을 소속 공화당의 반대에도 불구, 지지해 비준시켰다.

아울러 핵 개발에 동원된 옛 소련 과학자 등의 인력을 대상으로 전직(轉職) 훈련과 직장 알선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가진 핵 관련 기술과 노하우가 다른 나라나 테러단체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했다.

‘카자흐스탄 모델’로도 불린 넌-루거법은 북핵 해법의 하나로도 주목받았다. 북한에 자금과 기술을 지원함으로써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를 폐기하고, 북한의 핵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의 재훈련과 재취업 문제도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위원장에게 비핵화의 정의와 관련, ‘북한 핵무기와 핵물질을 미국에 반출하고 전체 관련 시설의 완전한 해체’를 명기한 내용이 포함된 5개 항의 합의문 초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거와 넌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넌-루거법 방식이 북핵 해결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직접 주장하기도 했다.

루거 전 의원은 1990년대 초반 북핵 위기 이후 고비마다 온건 대화론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역설했다. 2002년 제네바 합의 파기 당시 북·미 직접대화 필요성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주창한 의회 내 대표적인 대화론자였다.

상원 외교위원장 시절에는 한국을 방문했으며, 보좌관에게 북한 영변 핵시설을 방문토록 지시하기도 했다. 2006년에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해체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골자로 하는 ‘북핵 해법 로드맵’ 입법화를 추진하기도 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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