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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훈센 총리 ‘협상없는 민주주의’ 비판 거세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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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19. 10. 3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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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째 장기집권 중인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스트롱맨’으로 꼽힌다. 최대정적인 삼랭시 전(前) 캄보디아구국당(CNRP) 대표가 귀국하겠다고 밝힌 11월 9일이 다가오며 캄보디아 정치의 지각변동에 초미의 관심사가 쏠리고 있다./사진=훈센총리 페이스북
최근 캄보디아의 최대 정치 이슈는 ‘11월 9일’이다. 34년간 집권해온 대표적인 ‘스트롱맨’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그의 최대 정적 삼랭시 전(前) 캄보디아구국당(CNRP) 대표의 결전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랭시 전 대표가 “캄보디아의 민주주의와 인권 회복을 위해 11월 9일 캄보디아로 돌아가겠다”라고 선언한 이래 야당 지지자 탄압에 나선 훈센 총리의 ‘협상없는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크메르타임스·프놈펜포스트를 비롯한 현지 언론과 외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삼랭시 전 대표가 11월 9일 귀국을 선언한 이래 훈센 총리는 삼랭시와 야당 지지자들을 “정부 전복을 음모하는 반란세력”으로 규정하며 탄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NRP 지지자들이 삼랭시 대표의 귀국일인 11월 9일을 상기시키기 위해 손가락 아홉개를 펼쳐 보이는 ‘나인 핑거즈(9개의 손가락)’ 캠페인을 전개하자 훈센 총리는 공개적으로 “나인 핑거즈 캠페인에 참여하지 마라. 참여한다면 남은 손가락 하나를 잘라야 할 것”이란 경고를 전달했다.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삼랭시가 귀국을 발표한 이후 캄보디아에선 50명 이상이 범죄 혐의로 기소됐으며 31명이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기소된 이들의 주요 혐의는 정부 전복을 기도한 쿠데타 혹은 선동 혐의다. 휴먼라이츠워치는 “기소한 근거가 빈약하고 다분히 정치적인 동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훈센 총리는 유권자들이 한가지 선택만 할 수 있는 ‘민주주의’를 선호한다”며 훈센 총리가 “경쟁없는 민주주의를 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삼랭시와 CNRP는 지난 2017년 지방선거에서 40%가 넘는 이례적인 지지율을 기록하며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을 바짝 추격했다. 2018년 총선을 앞두고 CNRP는 “미국과 결탁해 정부 전복을 도모했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의해 해산됐다. 이후 주요 지도자들은 반역 혐의를 비롯한 각종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 현재 삼랭시 전 대표를 비롯한 야당 주요 인사들은 캄보디아 정부의 체포를 피해 유럽 등지에서 망명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캄보디아의 정치적 갈등은 현재 표면적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훈센 총리가 정부 주요 요직에 대한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있으며 언론·미디어를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어서다. 크메르루즈의 킬링필드·베트남-캄보디아 전쟁 등 ‘수난의 역사’를 거친 캄보디아 국민들이 또 다른 내분이 야기될 수 있는 민주주의보다는 스트롱맨에 의한 정치적 안정을 선호하는 경향이 큰 탓도 있다. 훈센 총리로선 야당과의 협상없이, 민주주의와 인권문제로 관세 혜택 폐지를 검토에 나서며 마찰을 빚고 있는 미국·유럽연합(EU)의 비판과 제재를 협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진단이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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