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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약이야기]⑤국민 목건강 책임진 보령제약 ‘용각산’ 출시 일등 공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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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0. 03. 25. 06:00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광고 유명
기침·가래 해소 대명사 자리매김
중동건설 붐 당시 근로자 필수품
황사·미세먼지 이슈 발빠른 대응
스틱 포장·캔디형으로 편의성 업
7800만갑 팔린 '스테디셀러' 우뚝
용각산
“이 소리가 아닙니다. 저 소리도 아닙니다. 용각산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1970~80년대 TV에서 접할 수 있었던 보령제약의 ‘용각산’ 광고 카피다. 용각산은 당시 각 가정마다 상비약으로 한 갑씩 구비하고 있을 만큼 유명한 기침·가래해소제였다. 집 안에서 누군가 기침이나 가래 증상이 생기면 5.5cm의 동그란 통에 담긴 용각산의 미세분말을 숟가락으로 한 스푼 퍼서 먹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현재 중장년층이 기침·가래 증상에 용각산을 떠올리며 과거를 추억하는 게 당연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인기에 유사제품들이 속속 나오자 보령제약은 미세분말을 강조한 광고를 대대적으로 선보였고 입지를 굳건히 했다. 요즘 젊은 층에게 미세분말로 된 용각산은 생소할 수 있지만, 최근 황사·미세먼지가 일상화되면서 1회용 포장이 된 용각산쿨, 용각산 목사랑캔디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용각산은 올해로 출시 53년을 맞은 장수의약품 중 하나다. 1967년 6월 26일 첫 발매된 이후 지난해 말까지 약 7800만갑 넘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50년간 판매된 용각산을 일렬로 늘어뜨리면 총 4290km에 달한다. 이는 한반도 남북(1000km)을 두 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인기를 이어온 용각산의 원조는 일본의 전통 생약인 류카쿠산이다. 이 생약이 국내에서 용각산으로 탄생해 50여 년 간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보령제약의 창업주인 김승호 회장의 노력 덕분이다. 용각산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들여오고, 제품 발매 이후 발생한 문제도 직접 해결에 나서는 등 모두 김 회장이 직접 두 발로 뛰면서 일궈낸 성과다.

용각산의 기술 제휴부터 순탄치 않았다. 김 회장이 직접 일본 류카쿠산을 제조하는 류카쿠산사에 기술제휴를 제안했지만 당시 보령제약은 생산 공장도 변변치 않았던 탓에 제휴가 쉽지 않았다. 김 회장은 성수동 공장부지 계약을 체결한 후 류카쿠산 임원들을 부지로 데려가 직접 설득했고 기술제휴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이 결과 보령제약은 류카쿠산 외 유일하게 미세분말을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용갑산은 이런 과정을 거치고 1967년 출시됐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용각산은 판매 부진이라는 고초를 만나게 됐다. 용각산의 원조 제품인 일본의 류카쿠산보다 품질이 떨어진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김 회장은 이 원인을 포장상태에서 찾았다. 일본 제품과 비교했을 때 용기제작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김 회장은 결단을 내렸다. 첫 출하물인 5만갑을 전량 수거해 폐기하고 새로운 용기와 포장으로 제품을 재생산하면서 판매 재개에 나섰다.

김 회장은 영업사원들과 직접 판매에 나섰고, 동시에 신문과 라디오를 통한 대대적인 광고도 시작했다. 이 결과 용각산의 판매 호조가 이어졌고, 용각산의 출시 첫 해 보령제약의 매출은 전년 대비 338% 급증하게 됐다. 출시 다음해인 1968년 전체 매출(9442만원)의 32%에 달하는 3056만원을 광고에 투입할 만큼 용각산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당시 제약사들이 매출의 10~15% 수준의 광고비를 집행한 것과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1970년대 국내에서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발생한 대기오염으로 용각산의 인기는 더해졌다. 물 없이 간편하게 복용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목 건강 관리를 위한 필수품으로 자리하게 됐다. 중동 건설 붐 당시 현지에서 모래바람과 싸워야 했던 근로자들에게서도 러브콜이 이어졌다.

2000년대 들어서는 황사와 미세먼지 이슈로 떠오르자 보령제약은 용각산에도 변화를 꾀했다. 미세분말을 숟가락으로 떠먹어야 했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스틱에 들어있는 과립형 제제의 ‘용각산쿨’을 선보였다. 1회용 포장으로 만들어 편의성을 높였고, 생약성분 특유의 맛도 개선했다. 이 외에도 용각산 패밀리브랜드인 목사랑캔디를 선보이며 간편함을 더해왔다.

이런 노력이 이어지며 용각산의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령제약에 따르면 용각산의 지난해 매출은 약 80억원 규모다. 2016년 60억원, 2017년 66억원, 2018년 70억원 등 꾸준히 매출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 보령제약은 용각산의 시장 확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매출 상승을 이끌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미세먼지 등 환경 이슈와 연계해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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