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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란에 40년간 스커드C→ICBM급 미사일 기술 이전…공장·잠수함·지하시설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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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01. 11:12

미 전문가 "키암 800㎞·이마드 1750㎞·가드르 1900㎞…이란 주력 미사일 북한 기술 기반"
"무수단·80t 부스터 이전…2000㎞·ICBM급 역량 구축"
"러시아 거래 15개월 200억달러 수익"
북한산
국가정보원은 2024년 1월 8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북한제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대해 "동일하게 판단한다"며 북한제 무기부품 사진을 공개했다./국정원 제공·연합
북한이 1983년 이란·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이란에 스커드(Scud) 미사일 공급을 시작한 이후 40여년간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기술까지 단계적으로 이전하고, 공장·지하 시설·잠수함·침투용 고속정까지 구축해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브루스 백톨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허드슨연구소가 3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허드슨연구소에서 공동 주최한 국제한국학협의회(ICKS) 연례 학술 콘퍼런스 '2026 한미동맹의 과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백톨 교수는 최근 '악당 동맹(Rogue Allies): 이란과 북한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공동 저술했다.

그는 이란이 이스라엘과 미군 기지를 향해 발사해온 주요 미사일의 원형이 모두 북한 기술에서 비롯됐으며 북한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포함한 이란군 지상 전투 체계의 약 70%를 공급해왔다고 평가했다.

앤드루 스코벨 조지타운대 교수는 '크링크(CRINK·중국·러시아·이란·북한)'가 공식 다자 군사동맹이 아닌 양자 협력의 집합체라고 규정하면서도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 개시 이후 북한이 이란에 대한 무기 지원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백톨 교수
브루스 백톨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가 3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허드슨연구소에서 진행된 국제한국학협의회(ICKS) 연례 학술 콘퍼런스 '2026 한미동맹의 과제'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미 교수 "북한, 스커드C·노동 이전…이란 단·중거리 미사일 전력 구축"

백톨 교수는 1983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리비아로부터 스커드 미사일을 소수 공급받던 이란이 리비아의 소개로 북한과 접촉해 스커드 미사일 약 100기를 도입해 이라크 도시를 타격하는 '도시들의 전쟁(War of the Cities)'에 투입했으며, 이후 스커드C 200~250기를 추가 발주하고, 북한이 건설한 공장에서 생산·개량해 현재의 주력 단거리탄도미사일인 키암(Qiam·사거리 약 800㎞)을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1993년 북한의 노동미사일 시험 발사에 파키스탄 대표단과 함께 참관한 이란은 노동미사일 150기를 계약하고, 북한 기술자들이 이스파한 인근에 건설한 공장에서 이를 생산했다고 백톨 교수는 전했다.

백톨 교수는 이란이 이 미사일에 자국산 명칭 '샤하브-3(Shahab-3)'를 붙였으나, 북한 전문 인력이 이 공장에서 이를 추가 개량해 이마드(Emad·사거리 1750㎞)와 가드르(Ghadr·사거리 약 1900㎞)를 개발했으며, 두 미사일 모두 이스라엘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반복적으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HRNK
드린 윌리엄스 오스틴 피 주립대 교수(왼쪽부터)·브루스 백톨 앤젤로주립대 교수·앤드루 스코벨 조지타운대 교수·유키 타츠미 인도태평양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윌리엄 뉴콤 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더글라스 스트루샌드 해병대 교수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허드슨연구소에서 진행된 국제한국학협의회(ICKS) 연례 학술 콘퍼런스 '2026 한미동맹의 과제'에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북한, 무수단·80톤 부스터 이전…이란, 장거리·ICBM급 역량 확대

북한은 소련 붕괴 직후인 1992년 러시아 과학자 64명으로부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R-27(SS-N-6)을 불법 입수해 개조한 무수단 미사일 19기를 이란에 판매했으며, 원래 잠수함용인 이 미사일을 지상 발사용으로 동체를 연장하는 과정에서 구조 불안정이 생겨 발사 성공률이 약 50%에 불과하다고 백톨 교수는 설명했다.

이란은 무수단을 기반으로 원래보다 약 4배 무거운 탄두를 장착해 사거리 2000㎞의 호람샤르(Khorramshahr)를 개발했으며,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 미사일의 이스라엘 관통률률을 약 8%로 추산했다.

백톨 교수는 북한이 2015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단 추진체에 해당하는 80톤급 로켓 부스터를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협상 기간에도 이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해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미국 재무부가 2016년과 2019년 북한과 이란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도 2021년 보고서에서 해당 기술 이전 경위를 상세히 기술했으며 북한이 2017년 시험한 화성-12와 화성-15 체계와 동일 계열 기술이 이란에 이전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백톨 교수는 설명했다.

백톨 교수는 또 이란이 3월 20일 약 4000㎞ 거리의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미·영 합동 기지를 향해 발사한 탄도미사일 2발이 북한 기술 기반이라고 평가했다.

이스파한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미군의 공습 다음날인 2025년 6월 22일(현지시간) 이란 포르도 우라늄 농축시설을 찍은 위성 사진으로 미국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가 투하한 벙커버스터 GBU-57이 관통한 것으로 보이는 여러 개의 구덩이가 보인다./EPA·연합
나탄즈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미군의 공습 다음날인 2025년 6월 22일(현지시간) 이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을 찍은 위성 사진./로이터·연합
◇ 북한, 이란 및 시아파 무장단체 잠수함·지하시설 지원…하마스 무기서 북한산 확인

백톨 교수는 북한이 2010년 한국 해군 초계함 천안함을 격침시킨 유노(Yono)급 잠수함 14척을 이란에 판매하고, 생산 공장까지 건설해줬으며, 북한 침투용 고속정 46척과 그 생산 공장도 이란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의 핵 관련 주요 지하 시설인 나탄즈와 이스파한도 북한 엔지니어들이 건설을 지원했다며 이 시설들은 이스라엘 공군만으로는 파괴가 불가능해 미국 B-2 폭격기를 동원해야 했다고 말했다.

백톨 교수는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122㎜ 로켓·발사대, 대전차 화기 불새, 탄창을 총기 상단에 장착해 조준경을 측면으로 부착할 수밖에 없는 독특한 구조의 73식 기관총, '58식'이라는 한글 각인이 새겨진 58식 소총, 탄두 상단에 붉은 원 표식이 있는 F7 유탄발사기(RPG) 등 북한산 무기가 다수 사용됐으며, 이 구조적 특징들이 북한산임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알마(ALMA) 연구센터는 레바논에서 북한 무기 수출 기업인 조선광업개발무역총회사(KOMID)가 헤즈볼라를 위해 약 25마일(약 40㎞)과 45마일(약 72㎞)의 터널 2개를 총 1300만달러(192억원)에 건설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4년 6월 19일 북한 평양 모란관 영빈관에서 국빈 오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 北, 러시아 수익 200억달러·GDP 맞먹어…크링크 다자 군사동맹 아냐

백톨 교수는 2025년 3월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를 인용해 북한이 2023년 말부터 약 15개월간 러시아와의 거래로 약 200억달러(29조5400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약 260억달러(38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그는 래리 니치 미국 의회조사국(CRS) 선임 분석관이 시리아 시아파 민병대·하마스·후티 반군 등을 포함한 이란으로부터의 수입을 연간 약 30억달러 수준으로 분석했다며 "이 모든 상황이 현재 북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윌리엄 뉴콤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은 "북한이 이란과 그 대리세력에 공급한 무기가 없었다면 2023년 10월 이후 중동에서 벌어진 전면적 폭력 사태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북한의 확산 활동이 세계 경제에 초래한 비용이 1조달러(1477조원)를 상회할 것이라는 산정이 국제사회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스코벨 교수는 AFP·로이터통신이 한국 국가정보원(NIS)을 인용해 4월 6일 보도한 내용을 언급하며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개시 이후 북한이 이란에 대한 무기 및 물자 지원을 자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코벨 교수는 중국·러시아·이란·북한으로 구성된 크링크가 공식 다자 군사동맹이나 통합 작전 체계를 갖추지 않았으며, 회원국 간 협력은 모두 양자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코벨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6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이후 4개월 이내에 조선인민군 특수부대 약 1500명이 러시아에 파병됐고, 탄약·무기 컨테이너 공급이 2만개를 넘어섰으나, 이러한 북·러 관계도 완전한 군사동맹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스코벨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시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며 현재의 북·러 협력 심화는 전쟁 지속 여부와 직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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