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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은 파나소닉에 이어 LG화학이 2위를,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이 각각 5위와 6위를 기록하며 나란히 국내 주요 3사가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주요 10개사 중 전년 대비 성장률이 가장 높은 곳은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의 성장률은 174.1%로 LG화학(156%)과 견줄만하다.
문제는 이 성장률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양사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2차전지 영업비밀침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양사가 소송 준비로 비용 타격은 물론 글로벌 경쟁이 아닌 국내 경쟁으로 소모전을 일으키고 있다는 의견이 다수다. 지난해 양사의 전문경영인(CEO)가 만나긴 했지만 서로 입장만 확인했을 뿐 양사의 타협에는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오너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미국과 중국 등 배터리 공장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는 와중에 ITC서 패소할 경우 매출 타격은 불가피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나란히 글로벌 시장에서 나란히 경쟁력을 갖추듯 2차전지 시장서도 국내 업체들이 나란히 저력을 보일 수 있는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배터리3사 중 가장 크게 주가가 하락된 곳은 SK이노베이션이다. 이날 SK이노베이션 종가는 9만6300원으로 1년 전(4월12일)보다 47.94%(8만8700원)떨어졌다.
LG화학은 31만5000원으로 마감했는데, 이는 전년(31만5000원)보다 17%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SDI 종가는 이날 24만1500원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5.46%(1만2500원)올랐다.
SK이노베이션은 1962년 국내 최초 정유회사 대한석유공사로 시작한 곳으로 이후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을 분사, SK이노베이션으로 사명을 바꾸면서 본격적으로 배터리 사업에 나선 바 있다. 배터리 및 소재사업에 대한 투자는 계속돼 오고 있는데, 2018년부터 현재까지 배터리 신설 및 증설에 투입된 금액은 5조9869억원에 달한다.
삼성SDI의 경우, 소형전지 등 에너지솔루션 신·증설 투자에 지난해 1조5896억원을 지출했다. 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 투자금액은 중국 및 폴란드서 소형·자동차 전지 증설 등을 위해 6조4391억원을 투입했다.
SK이노베이션이 이처럼 대규모 투자를 함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시장서 맥을 못추는 이유는 2차전지 후발주자인 점과 리스크 때문이다. 앞서 LG화학은 1999년 리튬폴리머 2차전지 개발에 돌입했고, SK에너지(현 SK이노베이션)는 2005년부터 출발했다.
이후 LG화학과 삼성SDI는 GM과 BMW등 글로벌 자동차사들과 공급 계약 체결을 통해 2차전지 시장을 선점하기 시작했다.
증권가에선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추며 투자의견 또한 ‘Hold’를 제시한 곳도 있다. 코로나19 영향과 함께 LG화학과의 소송을 위한 합의금 지출 등이 불투명해서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삼성SDI의 매출 현황 중 소형전지가 포함된 에너지솔루션의 매출은 7조7193억원으로 전체 매출 중 76%에 달한다. LG화학의 매출에서도 석유화학이 52.4%이고 전지 사업부문이 29.2%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의 부문별 매출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다. 영업손익으로 따지자면 석유개발 및 사업이 45%, 화학이 56%, 윤활유가 23%인데 배터리 사업에선 오히려 -24% 로 손실이 나고 있다. 물론 현재 헝가리에 1공장과 2공장을 완공했으며 2020년과 2022년에야 양산이 시작된다. 미국 공장서도 내년부터 양산할 수 있어 내년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작년 말 20GWh에서 올해 말 27GWh, 내년에는 58GWh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2차전지 양산이 내년부터 시작되는 만큼 2025년까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재, 화학 등의 사업 자산 비중을 현 30%에서 6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내년부터 양산이 시작되며 본격적 이익을 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에 대한 목표가를 하락, 투자의견은 Hold로 제시하며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LG화학과의 배터리 소송전으로 막대한 비용이 나갈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어서다.
지난해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2차전지 관련 영업비밀침해에 따른 리튬이온배터리 셀 등의 수입을 금지해줄것을 요청하는 소송을 미 ITC에 제기하면서 양사의 출혈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LG화학과의 소송을 위한 합의금 지출이 발생 가능하며, 금액 규모가 불확실하다”며 SK이노베이션의 투자의견은 Hold로 유지했다. 현대차증권도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EV배터리 시장 비중을 볼 때 10위권 내에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와중에 소송으로 비용이 계속 지출되면서 출혈 경쟁이 커지고 있다. 합의 비용까지 합하면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2011년 SK하이닉스 인수와 같은 그룹내 큰 결정은 오너의 결정이 뒤따라야 하는 만큼 업계서 양사의 대승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보는 배경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최 회장의 미래 캐시카우로서 그룹 내 중심축으로 키워나가고 있었던 만큼, 향후 2차전지의 이익을 위해선 최 회장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 SK(주)의 부문별 매출액이 가장 큰 곳은 SK이노베이션으로 지난해 49조87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어 SK텔레콤(17조7000억원)과 SK네트웍스(13조원)등으로 뒤를 잇고 있다. 최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만큼 전기차와 배터리 사랑도 적극 알렸다. 2012년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앞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 임직원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전기차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SK의 배터리 사업을 알린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해 양사의 전문경영인끼리 만난 것은 소송 초기였다”며 “이후 합의를 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기 때문에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현재까지 오너 간 양사가 만나 합의를 하진 않았다”며 “그룹 내 큰 결정과 사안인 만큼 전문경영인보다 오너의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