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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기획/조손가정] (4) 코로나19 때문에 더 커진 ‘교육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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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20. 05. 2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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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다문화·조손가정 학생들은 온라인 학습을 혼자 따라가기 벅찼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지각 등교개학을 앞두고 있던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중경고등학교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사상 초유의 원격수업 진행상황 관련 보고를 받자마자 꺼낸 한마디는 조손가정 등 취약계층 학생들에 대한 걱정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의 3월 등교개학이 두달 반 넘게 미뤄지고 온라인개학으로 대체되면서, 조손가정 학생들은 문 대통령의 걱정처럼 정보소외와 교육격차 확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온라인개학 기간 동안 노트북, 태블릿PC 등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원격)수업이 진행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열악해 이를 갖추기 어려운 조손가정 자녀들에게는 교육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디지털기기가 없는 학생 수는 13만2000여명에 달한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초 온라인개학에 앞서 실시한 조사 결과 디지털기기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학생 수가 8만5000여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노트북·태블릿이 없어 원격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한 전국의 취약계층 학생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 민간기업이 이들에게 노트북 등을 대여해주는 정책적 지원과 선행에 나서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취약계층 교육공백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호자인 할아버지·할머니 대부분이 노트북 등을 활용할 줄 모르는 소위 ‘컴맹’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조손가정에서는 학생 보호자인 조부모가 지자체 등의 도움으로 노트북·태블릿 등 디지털기기를 지원(대여)받았음에도 원격수업 관련 프로그램(앱) 설치나 활용법을 몰라 손자·손녀에 대한 학습지도가 이뤄지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월 발표한 ‘2019년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컴퓨터 보유율은 66.7%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는 29.9%만 ‘인터넷 연결·사용이 가능하다’고 답했고 70대를 넘어가면 응답률이 6.8%로 뚝 떨어져 조손가정은 소득별·세대별 디지털 활용격차가 일반가정에 비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 초등학교 6학년인 혜연이(가명, 여)를 키우고 있는 할머니 신모씨(68세)는 지난달 중순 온라인개학을 맞은 손녀를 위해 주민센터를 통해 노트북을 지원받고도 어떻게 할지 몰라 방치해놓고 있는 대표적 사례다. 신씨는 “학교가 온라인개학을 한다니까 동사무소(주민센터)에 신청해 컴퓨터를 갖다놓았다”면서도 “코로나19 때문에 (동사무소에서) 설치를 못해준다고 하고, 나도 할 줄 몰라 그냥 놔두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일반가정과 같은 학부모의 학습지도 자체를 조손가정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원격수업이 필연적으로 동반돼야 하는 온라인개학은 ‘학부모개학’이라고 불릴 정도로 학생들의 곁에서 학습 진행상황을 도와주는 어른들의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씨는 “혜연이가 복지관이 (운영)하는 교육학원에 무료로 다니기는 하는데 집에선 내가 (아는 게 없어) 잘 돌봐줄 수 없다”며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만 공부를 하는 건지 그냥 인터넷을 들여다보는 건지 알 도리가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경기도에서 올해 9살인 손자 혜성이와 함께 사는 김모씨(65세, 여)도 사정은 신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씨는 “코로나 때문에 컴퓨터를 빌려준다는 것을 듣지 못해 (지원) 신청도 하지 못했다”며 “(노트북을 대여받았어도) 눈이 침침해 글씨가 잘 보이지도 않고, 내가 배운 게 없어 혜성이 공부를 도와주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한숨지었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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