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호주 부동산 펀드 경고 불구
업계안팎 예상 뒤집고 유임 결정
"경영 성과·리더십 등 종합 검토"
금융위 제재 앞두고 재신임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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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회장의 결단은 두 대표 체제의 경영 성과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취임 첫해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53%가 늘었고, 올 3분기까지만 3000억원대 순익을 거둬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다.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점도 재신임 요인으로 꼽힌다. 라임 사태 분쟁 조정이 진행 중이라 사태 수습을 해야 하고,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이슈로 떨어진 신뢰도 제고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또 경쟁사 대비 약한 부문인 기업금융(IB) 성장세도 이어가야 한다. 다만 이번 선택으로 윤종규 회장이 금융당국과 대립각을 세운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요인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18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선정을 마치고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의 유임을 결정했다. 임기는 1년 더 연장됐다. 두 대표는 2019년 1월 2일 취임해 박정림 대표는 자산관리(WM),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경영관리 부문을, 김성현 대표는 IB, 홀세일, 글로벌사업부문, 리서치센터를 맡아 각자 대표 체제로 2년간 KB증권을 이끌었다.
이번 결정은 업계 안팎의 예상을 뒤집었다. 박 대표는 라임 펀드 부실 사태의 책임을 물어 중징계가 예고돼 있고, 김 대표는 지난해 사기로 드러난 호주 부동산 펀드 부실과 관련해 경징계에 해당하는 ‘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일단 김 사장은 경징계로 마무리돼 연임을 할 수 있더라도, 박 사장에 대해서는 교체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봤다. 중징계를 받으면 3~5년간은 금융사에 재취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1일 박 대표에 대한 중징계를 포함한 제재안을 금융위원회로 넘겼다.
그러나 윤 회장은 두 사람을 재신임했다. 그간의 실적을 높게 평가해 두 대표에게 KB증권의 추가 성장을 맡겼다. WM 전문가 박 대표와 IB 전문가 김 대표의 ‘시너지’로 KB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만 34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 한 해 동안 거둔 당기순이익도 29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가량 늘어난 수준이었다.
특히 박 대표가 이끄는 WM부문은 증시 활성화에 힘입어 사모펀드 관련 이슈에도 불구하고 올해 3분기까지 212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사업부문 중 가장 이익 규모가 큰 수준이다. 리테일서비스도 다각화했다. 유료 비대면 PB 서비스인 ‘프라임클럽’은 서비스 출시 3개월만에 가입자 수 2만명을 넘겼고, 원화로 해외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글로벌 원마켓’도 18만명의 가입자를 이끌면서 투자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IB 부문을 이끄는 김 대표의 성적도 좋다. 이미 ‘강자’인 채권시장에서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은 ESG 채권 시장도 선점했다. 올해 발행된 ESG채권의 주관을 모두 맞으며, 인수금액 기준으로 58.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또 내년 ‘대어급’ IPO 대상인 카카오뱅크 상장 주관도 맡으며 ECM(증권 발행 시장) 부문 성장도 이끌고 있다.
내년 증권업황 전망도 윤 회장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증권업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보급에 따른 경기 회복 전망 등을 고려할 때 사업환경이 크게 저하되지는 않겠지만, 대형사들은 수년간 위험인수가 축적돼 자본적정성 지표나 유동성 지표가 악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로 징계 절차가 늦어지면서 불확실성도 제거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논의가 불가능해지면서 금융위원회의 제재 관련 회의 자체가 해를 넘기게 됐다. 중징계가 확정되더라도 이달 말 주주총회를 거쳐 박 사장의 임기가 시작되면 예정된 1년의 임기는 완주할 수 있다.
임기 2기를 맞은 두 대표의 내년 과제는 실적 성장과 리스크 관리로 압축된다. 앞서 KB증권은 올해 초 증시 급락기에도 파생 운용 상품 관련 손실이 커지면서 영업 적자를 내기도 했다. 증시 호황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미리 대비가 필요하다. 또 라임 펀드 사태는 WM부문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의 신뢰도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재발 방지를 위해 리스크 관리 규정을 좀 더 세밀하게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연임 단행으로 당국과 대립한다는 이미지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박 사장이 라임 관련 징계 대상으로 올라있을 뿐 아니라 김 사장도 해외 부동산 관련 경징계 받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당국 징계를 ‘패싱’하는 선택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당국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또 다른 과제가 될 수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증권 실적이 좋았고, 이런 상승흐름을 유지해야한다는 시각에서 연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임기간 중 경영성과, 중장기경영전략 등 추진력,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변화 혁신 리더십 등을 종합 검토해 적정성을 살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