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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마침표 찍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정의선 시대’ 활짝… 미래차 ‘풀악셀’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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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 김병훈 기자

승인 : 2021. 03. 25. 06:00

'MK' 현대모비스 등기이사 사임
공정위 총수변경땐 세대교체 완성
50대 안팎 새 대표이사 대거 선임
수소·전기차·자율주행·로봇 등
미래 핵심산업 플랫폼 구축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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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서 그룹이 온전한 정의선 회장 체제로 들어섰다. 이에 맞춰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가 줄줄이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신사업 청사진을 제시하는 등 그룹의 전면적 변신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그룹내 전 계열사가 톱니바퀴 물리 듯 일사불란한 조직력을 갖게 되면서 미래차 전환이 더 가속화 될 것으로 진단했다.

24일 현대차·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현대위아·현대로템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가졌다. 이날 정 명예회장은 그룹에서 유일하게 직함을 유지하던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임기 1년을 남긴 시점에서 내려놨다. 1970년 평사원으로 입사한 지 51년, 회장 자리에 오른 지 21년만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는 5월 그룹 총수로 정의선 회장을 지정하면 대내외적으로 완전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셈이다.

이를 신호탄으로 계열사들은 이번 주총에서 50대 안팎의 젊은 새 대표이사를 대거 선임했다. 명실상부 정의선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재들이다. 대표적으로 현대차의 장재훈 신임 대표이사 사장은 국내시장과 제네시스 사업을 총괄하고 내부 혁신까지 주도하는 핵심 중의 핵심이다. 현대모비스 지휘봉을 잡은 조성환 사장은 연구원에서 뼈가 굵은 그룹내 최고 기술자로 꼽힌다. 현대위아의 새 사령탑엔 자타공인 부품 전문가 정재욱 사장이 앉았다. 그룹의 전동화 과정과 상황을 꿰고 있어 현대위아의 미래 포트폴리오를 짜는 데 적임이라는 평가다.

계열사들은 그룹의 미래차 큰 그림에 맞춰 유기적이고 장기적인 신사업 전략을 편다. 이날 주총 온라인 생중계를 처음으로 시행한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성공적으로 런칭하고 전동차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비전을 재차 강조했다. 수소분야 핵심기술을 확보해 수소생태계의 이니셔티브를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냈고 ‘자동차산업의 미래 트렌드와 현대차 대응’을 주제로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는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중심의 기술 전문기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해 가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현대모비스는 그룹의 전기차 핵심 경쟁력 ‘E-GMP’에 탑재되는 배터리 모듈 등 핵심부품을 만들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수소부터 배터리까지 유통 공급할 수 있는 ‘EV 종합솔루션’ 사업 채비에 나서기로 했다. ‘수소의 물류·유통’, ‘EV 관련 충전소 운영’, ‘배터리 유통’, ‘성능 정보 서비스 플랫폼’ 등이 골자다. 이번 주총에서 정관 ‘신규사업 진행을 위한 사업목적’에 ‘기체 연료 및 관련제품 도매업, 로봇의 제조·수출입’ 등을 추가하기도 했다.

현대로템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수소트램·로봇·자율주행 등 3대 미래사업 영역에서 핵심역량을 키우는 데 총력전을 벌인다. 현대위아도 열관리시스템과 수소연료탱크, 전동화 액슬과 같은 친환경차 부품개발에 사활을 걸기로 했다. 회사의 강점인 정밀가공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와 로봇 분야에서도 글로벌 고객 눈높이에 맞춘 결과물을 내놓겠다는 선언이다.

계열사들은 공통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가속화 해 최고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현대차는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이름을 바꾸고 ESG 관리 역량을 끌어 올리기로 했고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현대위아 등 대부분의 회사가 지속성장을 위한 ESG 경영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여성 사외이사를 최초로 선임하며 다양성과 전문성을 확보한 것도 눈에 띈다. 현대차가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부교수를, 현대모비스가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를, 현대글로비스가 윤윤진 카이스트 건설·건설 환경공학 교수를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앞서 기아는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앉혔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정 회장은 그동안 5~10년에 걸친 미래 전략을 현실화 하기 위해 전면에 나서 합종연횡 등 공격적 경영활동을 벌여왔다”면서 “이제 내부적으로 더 단단하고 유기적 조직이 됐기 때문에, 손발이 맞는 상황에서 미래차 전환 속도는 한층 가속화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원영 기자
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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