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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건설, 현금전환 능력 ‘애플’급...수주·디벨로퍼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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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1. 03. 29. 15:19

DL건설 현금전환일수, 글로벌 상장사 중 0.1% 내
현금흐름 및 재무안정성 증명...남은 건 성장
수주경쟁 '살아남기'와 개발사업 확대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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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에 ‘대림’을 때고 새롭게 출발하는 DL건설이 현금경영으로 유명한 미국 ‘애플’사 수준의 현금전환 능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사 측이 현금경영에 힘쓴 결과로, 남은 과제는 치열한 수주경쟁 속 ‘살아남기’와 부동산종합개발업체인 디벨로퍼로의 전환이란 평가가 나온다.

29일 DL건설의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DL건설의 현금전환일수는 마이너스 21.4일로 나타났다.

현금전환일수는 원재료 매입에서 재고를 거쳐 상품 판매까지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현금이 들어올 때까지 걸리는 기간을 말한다. 현금전환일수가 짧을수록 받을 돈은 빨리 받고 줄 돈은 늦게 준다. 특히 현금전환일수가 마이너스 21.4일이란 건 타인이 제공하는 21일분의 운전자금을 갖고 영업활동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현금흐름이 원활할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금전환일수가 마이너스인 기업은 전 세계 상장기업 중 0.1%도 안 된다”며 “애플과 아마존이 이런 회사로 원재료 구매 및 대금지급에 있어서 협상력이 강한 우량 회사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애플과 아마존은 2019년 말 기준 각각 마이너스 63.1일, 마이너스 23.2일을 기록했고, 글로벌 대기업인 구글과 삼성전자는 각각 34.2일, 103.1일을 기록했다. 이는 DL건설이 재고 및 현금흐름 관리에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는 방증이다.

DL건설이 현금전환이 빠른 건 전체 매출 비중의 약 80%를 차지하는 국내 주택 도급사업이 분양경기에 힘입어 원활하게 진행된 것과 관련 깊다. 또한 과거 삼호와 고려개발이 현금 유동성으로 고생했던 경험은 DL건설이 재고관리와 현금경영에 집중한 이유가 됐다. 그 결과 DL건설의 작년 말 기준 단기 예금을 포함한 현금보유액은 5766억원으로, 부채비율과 당좌비율은 각각 86.9%, 195.1%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 내 톱 수준의 재무안정성이다. 대형 건설사 가운데서도 부채비율이 100%가 넘고 단기부채 대응과 관련 깊은 당좌비율이 120%가 못 되는 곳이 허다한 게 현실이다.

뛰어난 성과를 거둔 DL건설이나 남은 과제가 없는 건 아니다. 이제는 내실 다지기에서 외형 확대로 눈을 돌려야 할 때란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수주 확보가 필수적이다. DL건설의 수주잔고는 작년 말 기준 5조4497억원으로 연매출의 3년분 이상은 확보했으나 앞으로가 문제다. 현대건설·GS건설·삼성물산 등 브랜드 경쟁력에서 앞서는 대형사들이 해외수주 대신 돈 되는 국내 주택시장에 집중하면서 수주경쟁은 전례없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남창 DL건설 대표이사가 “올해 도시정비 톱 7위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것도 정비사업 수주 확보가 절실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주택사업 중 수익성이 높은 자체사업이 빈약한 것도 DL건설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DL건설은 지난해 자체사업으로 전혀 매출을 올리지 못했다. 심각함을 느낀 DL건설은 작년 12월 개발사업실을 신설에 이어 올해 3조원의 연간 수주 계획 중 1조1000억원을 개발사업에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성장발판 마련은 물론 수익의 질도 한단계 높이겠다는 의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규 택지 공급이 없다보니 수익성이 높은 자체개발사업도 민간택지 확보에 유리한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HDC현대산업개발과 한화건설이 최근 역세권 개발에 나선 것도 민간택지를 확보해 자체사업 비중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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