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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맞는 권준학號 농협은행…현장 스킨십 강화로 DT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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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기자

승인 : 2021. 04. 06. 19:00

디지털 R&D 센터로 매주 출근
빅데이터 특강 등 경영비전 공유
'기업디지털금융' 전담 조직 신설
원스톱 서비스 플랫폼 출시 준비
비이자부문 수익성 확대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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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학 농협은행장이 오는 10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그는 고객중심 종합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바탕으로 현장 스킨십을 강화하며 디지털 전환(DT)에 올인해 왔다. 매주 1회 이상 관리자급 직원들을 만나 경영 비전을 공유하거나 디지털 전문 직원들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강연에 나섰다. DT추진과 관련해 구성원과 접점을 넓혀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조직 내 DT문화 정착이 내부 과제라면 외부 과제로는 4대 시중은행으로서의 농협은행의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하는 점이 꼽힌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처음으로 우리은행을 제치고 순이익 ‘빅4’에 진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3위 하나은행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 이에 권 행장도 임기 2년 동안 수익성 제고를 위해 비이자 부문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5대 은행 중 글로벌 경쟁력이 가장 뒤처지는 만큼,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 글로벌 부문 실적 기여도 확대에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 행장은 6일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은행 본사가 아닌 서초구 ‘NH 디지털R&D센터’로 출근했다.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다. 권 행장은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핵심 신기술을 활용해 농협은행의 DT 가속화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소통의 공간”이라며 “앞으로 매주 디지털R&D센터로 출근해 디지털 관련 업무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원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1월 취임 직후 일주일에 2번 이상은 현장경영에 나서면서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은행권 화두인 디지털금융 가속화를 위해 DT전략을 일방적으로 전파하는 게 아닌 양방향 소통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농협 내부에서 ‘소통왕’으로 불리는 권 행장은 디지털R&D센터에서 디지털 신기술과 비즈니스 연계 등 다양한 주제를 직접 강연하는 ‘디지털 특강’도 펼칠 계획이다.

권 행장은 지난달 ‘제1차 빅데이터 실무협의회’에서도 데이터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강연자로 나서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전략 수립 등 디지털 금융에 관한 그의 지식과 노하우, 철학 등을 공유한 바 있다. 그는 “DT추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이라며 “전 직원이 DT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공감해야 DT추진을 속도감 있게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15년 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 재직 시절부터 영업점을 대상으로 4차 산업시대에 은행이 가야 할 방향이나 블록체인·빅데이터에 관한 강의를 해왔다. 이후엔 신입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강연에 나서는 등 사내 디지털 문화 확산에 기여해왔다는 평가다.

권 행장은 DT추진을 수익성 제고와도 연결했다. 소매금융과 달리 부진한 성적을 내온 기업금융 분야를 디지털금융과 연계 시켜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취임 후 여러 부서에 산재해 있던 기업고객 관련 디지털 업무를 전담할 ‘기업디지털금융Cell’ 조직을 신설했다. 기업 경리 담당자 1000여 명을 인터뷰해 기업고객의 페인포인트와 니즈를 정확히 분석했고 이를 ‘기업형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달 중 소상공인 전용 모바일 플랫폼을 출시하고 하반기 중 소기업과 개인사업자를 위한 ‘기업디지털플랫폼’을 내놓을 예정이다. 권 행장은 “기업전용 플랫폼 출시를 통해 정책대출 등 금융서비스는 물론 세무, 상권분석 등 비금융 솔루션 등을 제공해 기업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해나가겠다”고 했다.

권 행장 취임 첫해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점은 과제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1조3707억원을 달성하며 4대 은행 자리를 꿰찼다. 이를 위해 이자부문에 과도하게 치중한 수익구조를 주식·채권·펀드 등의 투자 수익과 각종 금융상품 판매와 서비스에 따른 수수료 등 비이자 부문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도 제기된다. 지난해 기준 순이자 이익은 5조3325억원인 반면 비이자 부문의 핵심인 순수수료이익은 7219억원에 그친다.

캄보디아와 미얀마에 한정된 해외 사업을 확대해 해외 수익 비중을 늘려가는 것도 권 행장이 받은 미션이다. 미얀마 현지법인은 설립 후 2년간 적자였으나 2018년 6억원, 2019년 3억원, 2020년 5억원까지 올라왔다. 아세안 핵심 수익센터로 2018년 신설한 캄보디아 법인은 지난해 21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농협은행은 중국 북경, 홍콩, 인도 노이다, 베트남 호치민, 호주 시드니 등 5개 거점에 지점 개설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하지만 경쟁은행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은행 등은 이미 400개가 넘는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은 동남아시아 시장 등 해외시장 진출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글로벌 부문 수익성도 높여가고 있다”며 “농협은행은 아직 글로벌 경쟁력이 미흡해 권 행장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 전략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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