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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골드만삭스, 금융 규제완화·인적투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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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누리 기자

승인 : 2021. 05. 04. 06:00

['출범 20년' 금융지주 전성시대]③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선제 지원
소비자보호 시스템은 규제하되
영업행위·혁신은 자율에 맡겨야
IB·M&A 등 업무별 전문가 양성
사외이사 선임 절차 독립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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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출범 20년. 신한·KB·하나·우리·농협금융그룹 등 5대 금융그룹이 대한민국 금융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또 이들 금융그룹은 세계무대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골드만삭스나 JP모건, BOA 등 글로벌 금융그룹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뒤쳐진다.

이에 전문가들은 금융그룹이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세계 금융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선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정부가 시스템에 대한 규제는 이어가면서도 영업행위나 각종 혁신은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 금융그룹이 세계시장에서 리딩금융그룹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단기 실적에 매달리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디지털 기술 투자 및 인재 영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상품개발 능력과 현지화 전략 등을 통해 대외 신인도를 갖춰야 글로벌 금융그룹과 경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국내 금융그룹, 글로벌 선도사에 비해 자산·전문성 열위”… “정부 규제 완화해야 성장한다”

3일 아시아투데이가 만난 경제전문가 7인은 국내 금융그룹들이 골드만삭스·JP모건 등 글로벌 금융그룹과 비교해 자산 규모나 업무 전문성 등에서 상당한 열위에 처해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그룹들은 양적으로는 성장했으나 비즈니스 다각화나 조직 유연성 확보, 디지털화 대응에 있어 아직 부족한 측면이 있다”면서 “전통적인 은행업 측면에서는 많이 유사해졌으나, IB나 보험업 등 비은행 부문에서는 아직 많이 뒤쳐져있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 등에서도 글로벌 금융사들을 뒤쫓고 있는 형편”이라면서 “빅테크 등 국내 비금융 대기업들의 금융분야 진출로 인한 경쟁압박도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동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역시 “(국내 금융그룹들이) 아직은 업무 전문성에서 떨어지고, 자산 등 규모 면에서도 외국 금융그룹에는 훨씬 뒤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규모의 경제효과 차원에서 글로벌 금융사들에 비해 절대적인 열위에 처해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투자금융 부문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장·투자분석이나 알고리즘 트레이딩 등 투자기법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금융그룹은 우리나라에 전무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 갈 길이 먼 국내 금융그룹이 글로벌 금융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정부의 규제 완화가 선제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력으로 판단할 때, 국내 금융그룹도 아시아를 선도하는 데 충분한 자격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온갖 규제로 시달리는 관치금융 하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정책적 지원보다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샅샅이 살피고 조사하는) 저인망식 규제와 일방적인 소비자 보호는 오히려 금융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요식행위를 강화하는 규제보다는 소비자 보호 시스템을 규제하고 영업행위는 자율로 맡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승재 세종대 법학과 교수는 “어느 정도의 외형이 있어야 세계적인 플레이어로서 의미있는 경쟁을 할 수 있는 만큼, 금융그룹들이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이뤄지는 위험관리 등은 정부의 규제가 아닌 자율적인 역량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국내 금융산업은 해외 선진 금융시장 규제에 비해 과도한 편”이라며 “국제 규제 기준에 맞춰 금융산업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기술·인재 투자 기반 디지털 전환 통해 글로벌 리딩금융 입지 다져야”

전문가들은 금융그룹이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기술·인재 투자 기반을 다져야 글로벌 리딩금융으로서의 입지를 쌓아나갈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 교수는 “금융회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사회·제도·문화·법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현지에서의 관계와 신뢰를 장기적으로 쌓아야 한다”며 “특히 금융업이 기술집약적인 ‘플랫폼’ 사업이 된 만큼 기술혁신을 지속적으로 이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경제 10위권의 국가에서 5위권으로 부상하기 위해선 금융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제조업 국가에서 금융국가로 부상하기 위해선 인적투자를 통해 글로벌 인재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상품개발 능력과 조달금리 인하, 현지화 등을 추진, 해외사업에 필요한 금융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CEO나 이사회만으로 금융그룹을 경영할 수 없다”며 “현재 정부 지원으로 운영되는 각종 금융관련 인재양성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고, 글로벌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인재 영입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고 교수도 “우수한 인력을 영입하고 연수를 강화해 투자은행(IB)·인수합병(M&A) 등 업무별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은행 부문 경쟁력 제고 및 현지화 전략도 갖춰야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그룹들이 은행 집중도를 줄이고, 플랫폼 등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그룹들은 비은행 부문 역량을 계속 강화해야 하고, 글로벌 비즈니스에 있어 현지화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에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달성하기 어려운 만큼, 현지화 등 해외시장에서의 경험을 꾸준히 쌓아야 하고, 경쟁력 있는 인재 양성과 관리에 힘써야 한다”며 “자산관리 등 금융전문성이 필요한 개인별 맞춤형·비정형화된 디지털 서비스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배구조 혁신 통한 지속 성장 발판 마련해야

국내 금융그룹들의 리더십 혁신을 발목잡는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외이사와 주주들의 견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그룹 회장에게 과도하게 권한이 집중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까지 방해한다”면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와해된 금융그룹에 대해선 국민연금 등 주주들이 금융그룹의 주주로서 다중대표소송 등을 제기하는 등 견제해야 금융그룹이 건강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도 “사외이사 선임 절차의 독립성 확보가 시급하다”며 “은행의 경우 은행연합회 등 각 업권 협회라든지 사외이사 추천 기관을 지정해 해당 사외이사 추천을 하도록 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선임 절차도 공개해 투명성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자회사의 CEO 선임도 금융그룹 내 자회사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하게 되면 지주회사 회장의 영향력이 자연스럽게 강해지기 때문에, 각 자회사 내 설치된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해 선임할 수 있도록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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