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밀어붙이면 버틸 재간 없을 듯
전문가 "정치 휘둘리면 나라빛 늘어
최장수 경제사령탑, 철학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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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당론으로 정하고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최소 2조원에서 최대 4조5000억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에 ‘하위 80% 지급’ 원안을 고수하고 있는 홍 부총리는 즉시 반기를 들었다. 전날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질의에서 “(소득 하위) 80%로 지급하는 것을 국회에서 결정해주면, 정부가 집행을 최대한 차질 없이 하겠다”며 전국민 지급에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이 같은 소신이 지켜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홍두사미’(홍남기+용두사미), ‘홍백기’(홍남기+백기)라는 오명을 얻을 만큼 여당이라는 거대한 산 앞에서 수차례 본인의 소신을 굽힌 탓이다.
홍 부총리는 948일 간의 재임기간 동안 여당과 수차례 각을 세웠다. 취임 직후인 2019년 1월 그는 세수 감소와 형평성을 이유로 증권거래세 인하 반대를 주장했지만 결국 여당의 뜻에 따라 증권거래세는 0.05%포인트 인하됐다.
같은 해 3월에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를 놓고 여당과 맞섰지만 ‘서민 증세’라며 여당과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시한만료)은 내년까지 연장된 상태다.
지난해 4월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을 두고 국민 전체의 70% 선별 지급을 강하게 주장했다. 홍 부총리는 직원들에게 ‘결사항전’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정부안을 관철하려 했지만 결론은 전 국민 지급이었다.
8월에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논의가 불거지자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가 여당의 강한 반발에 물러났고, 이어 11월에는 주식양도세 관련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으로 유지하자는 여당 방침에 반발해 사의까지 표명했지만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올해 초에는 코로나19 방역조치로 피해를 입은 업종의 손실보상을 제도화하자는 여당의 주장에 대해 필요한 재원이 너무 크다며 대립각을 세웠지만 관련 법안은 최근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이번 재난지원금 지급 역시 여당의 뜻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당이 강하게 밀어붙이면 홍 부총리가 버틸 재간이 없다는 것이 관가의 분석이다.
홍 부총리가 이처럼 나라살림과 관련된 주요 이슈에서 번번히 물러나는 사이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우려되는 수준에 도달했다. 홍 부총리가 경제수장 자리에 오른 2018년 680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한국의 국가채무(D1)는 올해 963조9000억원으로 3년간 300조원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35.9%에서 47.2%로 10%포인트 넘게 급증했다.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6차례 추경 편성을 했다 해도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홍 부총리의 재임기간 동안 떠오르는 것은 추경과 그에 따른 나라빚 증가 밖에 없다”며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경제사령탑이 본인의 소신과 철학을 지키지 못하고 매번 여당의 정치적 논리에 끌려 다니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