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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코로나 전수검사에 증권사 난색…참여 여부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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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1. 07.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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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개 회원사에 협조 공문 발송했지만
일정 못 맞추거나 참여 여부 미확정
업계선 사전논의 없는 일정에 불만
다수 인원 몰려 감염 위험 높아 우려
구청 "좌석 거리두기·번호표 활용 감염 위험 낮아"
여의도공원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YONHAP NO-3507>
여의도공원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제공=연합뉴스
금융투자협회가 권고한 코로나19 선제 검사에 증권업계가 난색을 표하면서 나재철 금투협회장이 머쓱해졌다. 나 회장은 지난 12일 채현일 영등포구청장과 만나 증권업계 종사자들의 선제 검사 검사 요청을 수락했고, 35개 회원사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 앞서 영등포구청이 금투협과 증권사에 보낸 공문에 협조해달라는 내용이다. 업계 물밑에선 사전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일정을 통보한 탓에 일정에 맞추기 어렵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여의도공원 내 임시선별진료소에 다수의 인원이 몰리면 오히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상당수 증권사들은 권고 일정에 맞추지 못하거나 참여 여부를 확정짓지 못한 곳이 대다수인데다, 타사의 참여 여부를 살피며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나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선제 검사를 당부했지만 회원사들의 미지근한 반응에 면이 서지 않게 된 셈이다. 업계의 입장을 대변해줘야 할 금투협이 일정 조율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등포구청에서 제시한 검사일정 기준이 7월 15~20일이었던 NH투자증권은 해당 일정에 코로나19 검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직원수만 3000명이 넘는 만큼 업무 공백을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정이었기 때문이다. 대신 NH투자증권은 자체적으로 일정을 조율해 이날부터 2주간 직원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부서별로 일정을 조율하거나, 단체 휴가를 주는 방식을 통해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각 회사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증권사 3~6개씩 나눠 4일씩 검사 기준일’을 제시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내부에서 일정 조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대형사의 경우 직원수가 1000명 이상으로 많은 만큼 4일 간 전 직원들이 검사를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도 하다.

KB증권은 해당 일정에 맞춰 27일부터 검사에 동참하기로 했으나, 참여 방식은 내부 조율 중이다. 키움증권도 기준일(8월 12~17일)에 어떤 방식으로 검사에 참여하게 할 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아직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곳도 있다.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SK증권, DB금융투자는 내부에서 협조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의 검사 일정은 다음 달로 예정돼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상황을 보고 있는 중이다. 직원들에게 진단키트를 배포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개별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 신영증권, 하이투자증권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해당 내용을 공지해 둔 상태다. 다만 회사에서 강제하는 내용은 아니어서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판단해 검사를 받는 방식이다. IBK투자증권도 지난 19일 전 직원에게 진단키트를 지급했으며, 개별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했다.

공문을 받기 전 이미 선제적으로 대응한 곳들도 있다. KTB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공문을 받기 전 이미 전 직원의 코로나19 검사를 마쳤다. 교보증권은 이달 1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재택기간을 활용해 자택 인근의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받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회사에 타격이 큰 만큼 이미 각 사별로 방역에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 검사를 요구하는 건 전시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여의도공원 내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다수의 인원이 몰리게 되면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높아지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백에서 수천명의 증권사 직원들이 여의도공원 임시 선별진료소로 몰리면 그 자체로 문제될 소지가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회사가 쉽게 결정내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청에서는 임시 선별진료소의 좌석 간의 거리를 2~3m 띄어뒀으며, 번호표를 통해 다수의 인원이 한 번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여의도에서의 확산세를 잡기 위해 금융기관에 선제적인 검사를 요청한 것”이라며 “임시 선별진료소에서는 다수의 인원이 몰리지 않도록 해 감염 위험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일정을 사전논의하지 않았다는 것과 관련해서는 “사전에 금투협에 일정 조율을 했으나, 여유가 없다고 해서 임의적으로 가이드라인을 편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투협은 영등포구청에서 받은 공문에 따라 회원사에 검사 협조를 당부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일정 등은) 구청에서 정한 내용이며, 구청의 공문에 협조해달라고 회원사에 알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청에서 제시한 일정을 조율하지 못한 건, 회원사들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며 “빠른 시간 안에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아서 코로나가 확산되지 않도록 빨리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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