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은 이상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와 하장우 전임의 연구팀이 최근 류마티스학 국제 저널인 ‘CER’에 ‘국내 단일기관에서 확인한 전신경화증 환자에서 ANCA 양성의 중요성’이라는 주제로 연구결과를 게재했다고 1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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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A 연관 혈관염은 현미경적다발혈관염, 육아종증다발혈관염(이전 베게너육아종증) 및 호산구성육아종증다발혈관염(척-스트라우스 증후군)을 포함해 체내 모세혈관까지 염증을 일으키는 전신질환이다. 거의 모든 주요 장기에 염증과 손상을 유발할 수 있고 침범하는 장기에 따라서 고열·관절통·근육통·피부발진 등 가벼운 증상부터 신부전·객혈·뇌졸중·심근경색 등 심각한 증상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진단이 매우 어려운데다 치료가 늦을 경우 환자의 10~20%는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조기에 효과적으로 치료할 경우 환자의 70~80%는 질병의 활성도가 매우 낮은 ‘관해’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에서 지난 2004년 6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진단된 전신경화증 환자 중 미국과 유럽의 류마티스학회에서 제안한 전신경화증 진단분류기준에 맞고, 전신경화증 진단 시 ANCA 검사를 받은 환자 중 ANCA 거짓 양성을 보일 수 있는 전신질환이나 약 복용 환자는 제외한 17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 평균 연령은 52세, 이들 중 23명이 남성이었다. ANCA는 36명(20.3%)에서 양성이었다. 이는 앞서 호주 연구에서 발표한 8.9%보다 높은 수치로, 한국인 전신경화증 환자 중 ANCA 양성률이 백인보다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호주의 연구결과와 달리 한국인 전신경화증 환자에서는 ANCA 양성이 심각한 합병증 및 사망 빈도와 의미 있는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진단 시 ANCA가 검출됐던 전신경화증 환자 36명 중 3명은 추적관찰 동안 폐·신장·신경 침범의 증상을 보여 해당 장기의 조직검사를 시행해 ANCA 연관 혈관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비율은 약 2.6%로, 호주와 영국 연구에서 조사된 0.23~1.6%보다 높게 나타나 한국인에서는 전신경화증과 ANCA 연관 혈관염 동반 비율이 서양보다 높은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인 환자에서 전신경화증 진단 시 ANCA가 양성으로 검출된 환자에서 ANCA 연관 혈관염으로 진행된 비율이 2.6%로 무시할 수 없다”며 “폐, 신장, 신경 등 주요 장기에 ANCA 연관 혈관염과 비슷한 증상이 있을 때는 조직검사 등의 적극적인 검사를 통해 ANCA 연관 혈관염의 동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