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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 “지금 예술은 반 죽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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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1. 12. 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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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서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내년 4월 17일까지
"표현의 자유는 인권의 기본적 가치...중국 미술계, 사실 추구 포기"
아이웨이웨이
아이웨이웨이./제공=국립현대미술관
중국 수도 베이징의 상징인 톈안먼(天安門)을 배경으로 가운뎃손가락을 든 사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걸렸다. 톈안먼 외에도 백악관, 에펠탑, 콜로세움 등을 가리키는 ‘손가락 욕’으로 권력을 향한 조롱과 저항을 드러내는 사진 40점이 함께 전시 중이다.

이 작품들은 중국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64)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원근법 연구 1995-2011’(2014) 연작이다.


아이웨이웨이 원근법 연구
아이웨이웨이의 ‘원근법 연구’./제공=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은 ‘인간미래’라는 제목으로 아이웨이웨이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을 내년 4월 17일까지 선보인다.

아이웨이웨이는 표현의 자유와 난민의 삶 등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발표해온 세계적인 미술가이자 영화감독, 건축가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주 경기장 설계에도 참여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중국 당국의 정치범 구금과 감시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등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2008년 쓰촨(四川) 대지진에 대한 인재 의혹을 제기했으며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와 검열에 반기를 들었다.

그러다 2011년 81일간 탈세 혐의로 비밀리에 구금돼 정치 탄압 논란이 일었다. 여권까지 빼앗겼던 그는 2015년 3월 국제앰네스티 인권상을 받은 뒤 압수당한 여권을 돌려받고 독일로 이주했으며 지금은 포르투갈에 머물고 있다.

그는 전시 개막에 맞춰 진행된 서면인터뷰를 통해 “예술가로서 내겐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며 “표현의 자유는 생명 본연의 속성”이라고 밝혔다.

이어 “표현의 자유가 없다면 생명의 중요한 특성, 인간으로서의 특성이 더는 없게 된다”며 “표현의 자유는 인권의 기본적인 가치이며 어떤 권력이나 정치·종교적 명분으로도 침해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원근법 연구’를 비롯한 대표작과 최신작까지 120여 점을 소개한다. 그동안 반체제 인사로 뉴스에서 접하던 아이웨이웨이의 예술 세계는 어떤 모습인지 들여다볼 기회다.

설치, 영상, 사진, 오브제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활용한 전방위 예술가의 면모가 나타난다. 유리공예로 유명한 베네치아 무라노섬의 베렌고 공방과 협업한 ‘유리를 이용한 원근법 연구’(2018)와 ‘검은 샹들리에’(2017~2021), 중국 도자기 생산지인 징더전(景德鎭)의 도자기로 제작된 ‘여의’(2012)와 ‘난민 모티프의 도자기 기둥’(2017) 등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넘나든다.


살아 있는 자(Vivos), 2020
아이웨이웨이의 ‘살아 있는 자(Vivos)’./제공=국립현대미술관
작품 주제도 폭넓다. 표현의 자유, 인권, 난민, 역사와 전통, 삶과 죽음 등을 성찰하며 인간, 인간다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향한 예술적 실천을 보여준다.

그는 “예술이나 예술가의 역할은 인류가 처한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생기는 것”이라며 “그래서 예술의 역할은 반드시 변하며, 인류의 정신적·사회적 대위기 상황에서 예술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금 예술은 이미 반은 죽은 상태”라며 “인류의 고난과 불안에 대한 예술의 반응은 너무나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개관한 홍콩 M+뮤지엄은 스위스 수집가로부터 ‘원근법 연구’를 28점을 기증받았지만 작품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홍콩 보안법 시행 이후 친중 진영에서는 아이웨이웨이를 비롯한 반체제 인사의 작품 전시를 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웨이웨이는 “앞으로 어느 수준의 검열을 받고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모든 게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중국 정부가 보편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중국 미술계는 생존을 위해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진리와 사실 추구를 포기했다”며 “중국 미술이 생존하려면 이러한 태도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구명조끼 뱀(Life Vest Snake), 2019
아이웨이웨이의 ‘구명조끼 뱀(Life Vest Snake)’./제공=국립현대미술관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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