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RM 소장품도 공개..."광주 순회전·상설전시장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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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일본으로 건너가 무사시노 미대의 전신인 무사시노 미술학교 조각과에서 수학한 권진규는 일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며 1959년 귀국 이후 테라코타(구운 점토)와 건칠(乾漆·불상 등을 만드는데 쓰이는 옻칠 기법)을 주재료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생전에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비운의 천재 조각가’로도 불렸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무관심과 생활고 등으로 고통 받던 그는 1973년 5월 작업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본관에서 권진규 탄생 100주년과 유족들의 작품 대량 기증을 기념하는 전시 ‘노실의 천사’를 5월 22일까지 선보인다.
전시 제목은 권진규가 1972년 발표한 시 ‘예술적 산보_노실의 천사를 작업하며 읊는 봄, 봄’에서 인용한 것이다. 노실은 가마 또는 가마가 있는 방을 뜻한다. ‘노실의 천사’란 그가 작업을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이상, 순수한 정신적 실체로 해석된다. 권진규는 구상과 추상,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 여성과 남성, 현세와 내세의 경계를 넘나들며 평생 ‘노실의 천사’를 구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는 1950년대부터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그의 조각, 회화, 드로잉과 아카이브 등 총 240여점을 소개한다. 동물상, 여성 두상과 흉상, 자소상, 부처와 예수상, 승려상, 기물 등 다양한 작품과 자료가 전시된다. 작가의 주요 제작 기법인 테라코타와 건칠 작품 제작 과정도 소개한다.
서울시립미술관 관계자는 “그의 작품은 ‘지원의 얼굴’로 대표되는 여성흉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동물상, 여성 두상, 자소상, 부조를 비롯해 불상, 탈, 가면, 유화, 드로잉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며 “그는 자신을 예술가이기 전에 장인으로 칭했고 그 옛날 이름 없는 장인들이 남긴 문화유산에 큰 가치를 두었기 때문에 작품 대상이나 크기에 따른 특별한 위계를 두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그는 눈에 보이는 사물 너머 존재하는 본질을 추구했고 이를 위해 동서양의 고대 유산을 참조, 자신만의 강건하고 응축된 형태를 통해 영원성을 구현했다”며 “이는 그가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 온 썩지 않는 테라코타와 방부·방습·방충에 강한 건칠로 작품을 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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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작가의 불교적 세계관을 반영해 ‘입산’(1947~1958), ‘수행’(1959~1968), ‘피안’(1969~1973)으로 구성했다.
‘입산’은 1947년 성북회화연구소 시절부터 일본 무사시노미술학교에서 수학하던 시기다. ‘수행’은 귀국해 손수 작업실을 짓고 수행자처럼 생활하며 반구상 부조 작품과 여성 흉상 등을 제작하던 때다. ‘피안’은 전통 재료인 건칠을 활용한 작품에 매진한 시기다. 1971년 불상, 비구니 등으로 전시회를 개최했으나 반응이 좋지 않아 좌절한 그는 작업보다는 불교에 침잠하다가 원하는 일들이 무산되면서 결국 세상을 등졌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권진규는 어떤 사조나 분위기에도 휩쓸리지 않고 확고하게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한 예술가였다”며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된 권진규의 작품을 보다 많은 관객과 향유하고자 광주 순회전을 기획했으며 2023년에는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 상설전시장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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