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조 투입…글로벌 톱5 목표
"에너지·기계 잇는 새 성장축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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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회장이 집중하는 반도체 후공정 사업은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시스템 반도체는 종합반도체회사가 모든 공정을 담당하기보다 설계(팹리스)-제조(파운드리)-테스트 및 패키징(후공정)을 담당하는 기업을 거치는 공급망을 통해 완성되는데, 이 중 두산테스나는 후공정 업체에 속한다. 파운드리 세계 2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달리 국내 후공정 반도체 생태계는 아직 초기 단계라 투자와 지원만 뒷받침되면 발전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두산의 반도체 사업은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산업 강화 기조와도 일맥상통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반도체 육성에 따라 시스템 반도체 공급망 확보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후공정 업체에 대한 정책 지원과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원 회장은 15일 경기 서안성에 있는 두산테스나 사업장을 방문해 “반도체는 두산의 새로운 승부처로서 기존 핵심 사업인 에너지, 기계 분야와 더불어 또 하나의 성장 축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사업에 앞으로 5년간 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방진복을 입고 두산테스나 주력 사업인 웨이퍼 테스트 라인을 살폈다. 웨이퍼 테스트는 반도체 칩이 새겨진 원형 웨이퍼를 가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납품받아 전기, 온도, 기능 테스트를 진행해 양품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이다.
박 회장은 이종도 두산테스나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을 만나 “두산테스나가 국내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최고 파트너 기업으로 자리 잡고 5년 안에 반도체 테스트 분야 글로벌 톱5로 성장하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 3월 이사회를 열어 ‘테스나’ 인수를 결정했고 한 달 뒤 ‘두산테스나’를 공식 출범시켰다. 인수 규모는 4600억원이다. 이후 박 회장은 반도체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발 빠르게 서두르고 있다.
먼저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두산그룹이 집중하는 반도체 후공정 사업은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많은 투자가 필요한 분야다. 박 회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1238억원을 투입해 미국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테라다인 등 3개 회사에서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 장비를 신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장비는 내년 1월까지 들여올 계획이다. 두산테스나는 2019~2021년 웨이퍼 테스트 라인 구축에 3200억원을 투자해 국내 후공정 기업 중 가장 많은 테스트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 분야 세계 1위는 대만의 ASE다. 파운드리 1위 TSMC 성장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쌓았다. 이 외에도 대만에는 후공정 업체 6곳이 글로벌 10위권에 포진하며 견고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국내의 경우 후공정 협력업체 생태계는 아직 초기 단계다. 규모 면에서 대만, 미국 기업에 견주기 힘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와 삼성전자 등이 시스템 반도체 시장 육성에 본격 나서면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두산테스나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제조 후 진행되는 테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2002년 설립 후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 위탁 사업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주요 테스트 제품은 스마트 기기의 두뇌와 눈, 귀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카메라이미지센서(CIS), 무선통신칩(RF) 등이다.
최근 5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을 꾸준히 늘려왔다. 매출은 2016년 303억원에서 지난해 2076억원으로 585% 급증했다. 작년 기준 국내 경쟁사 테스트 분야 매출의 두 배가 넘는다. 영업손익은 2016년 14억원 적자에서 이듬해 바로 흑자전환 후 매해 증가해 지난해 54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604억원, 영업이익은 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7%, 52% 늘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고객사로 둔 테스나를 인수하면서 안정적인 거래처도 확보한 상태”라며 “두산의 반도체 사업은 계열사 로봇 사업과 물류자동화사업 등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