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차관 "국민 뜻 수용 의미" 폐기 가능성 선 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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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졸속 발표와 오락가락 해명 등으로 성난 여론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만 5세 입학' 공론화 과정을 사실상 정책 폐기를 위한 '출구전략'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3일 정부와 교육계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르면 이번 주 공론화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대국민 설문조사 등 후속 절차에 착수한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유치원 학부모 간담회에서 "공교육 강화를 위한 대안의 하나로 '5세 입학'을 검토하는 것"이라며 학부모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책 폐기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장 차관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 전날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학부모단체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정책은 폐기될 수 있다"고 한 데 대해 "정책 폐기라고 보면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차관은 전날 부총리의 발언의 취지에 대해 "공론화를 시작하고 대안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논의하는데 결과를 정부가 '이건 무조건 해야 하겠다'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하는 게 아니다"라며 "논의 과정에서 여러 의견이 나올 텐데 그 결과에 대해 오픈된(열린) 생각으로 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설령 만에 하나 '하지 말자'라는 결론이 나오더라도 그게 국민의 뜻이라면 저희는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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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와 정치권에서는 그러나 지난달 29일 발표 직후부터 이미 만 5세 입학에 대해서는 설문 결과가 불 보듯 뻔하다고 보고 있다. 입학연령 하향과 같은 학제개편은 앞선 정부들에서 여러 차례 검토했지만 무산되는 과정에서 이미 명분으로나 실리로나 추진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노무현정부 시절인 지난 2006년과 2007년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초등학교 만 5세 입학에 대해 대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7명이 반대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5세 취학제 도입에 있어 아동 발달과 경제적 비용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이해관계집단의 반발"이라며 "학제개편 같이 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경우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우선시 되지 않고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정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 조정을 위해 대국민 설득 과정을 거친 적이 없고, 사회적으로도 그 필요성이 대두된 적이 없으므로 향후 설문조사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도 결과는 비슷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미 학부모들 사이는 물론 교육계를 넘어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친 사안인 만큼 박 부총리 입장에서는 '즉각 철회' 카드를 쓰기는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이 만 5세 취학 방안을 '신속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발표했던 점,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져 있다는 점, 박 부총리가 여전히 전문성과 도덕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점 등도 정책을 즉시 철회하는 데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교육부가 '즉각 철회' 카드 대신, 공론화 과정에서 만 5세 입학을 포함해 유보통합, 유아교육 강화, 미래사회에 걸맞은 학제 등 다양한 공교육 정비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새로운 대안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교육계 관계자는 "이미 역대 정부에서 논의하다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거둬들인 사안인데, 박 부총리가 이를 무시하고 공론화 절차도 없이 무작정 '덜컥수'를 둔게 역풍을 자초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