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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비상’에도 공장은 돈다…동국제강 핵심 생산기지 2곳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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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2. 09. 0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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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철근'·부산 '컬러강판' 생산
대보수 기간 빼고 공장 24시간 가동
"디지털 프린팅, 예쁜 것만 만든다"
부산인천
지난달 22일과 30일, 동국제강 인천공장과 부산공장을 둘러봤다. 인천공장에서 봉형강(철근)의 원재료 반제품 생산에 필요한 쇳물이 흘러가는 모습(위)과 부산공장에서 만드는 컬러강판 원재료인 반제품 코일(아래)./이지선 기자
철강업계가 전방산업 수요 위축에 비상이 걸렸지만, 동국제강의 생산기지는 여전히 뜨겁다. 인천 공장은 특히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고철(철스크랩)을 녹여야 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불꽃'이 튀는 현장이다. 끊임없이 빠른 속도로 공정이 진행돼 소음도 크다. 인천 공장의 핵심 키워드는 '생산 효율화'가 꼽힌다. 국내 최대 철근 생산 기지가 된 원동력도 '효율화'에 있다.

반면 부산공장의 기기 운행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다. 아연 도금 강판에 도료(페인트)를 묻히는 작업이 세밀함을 요구하는 탓이다. 무늬가 정교할 수록 공정 속도도 느려진다. 이에 내부 소음도 인천에 비해 적고, 온도도 낮다. 세계적으로 고품질을 인정받는 컬러강판을 생산해내는 부산공장은 '아름다운 마무리'가 목표다.

◇'핫'한 생산 효율성, 인천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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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인천공장 내에 있는 북항 부두에서 배입한 철스크랩을 옮기고 있다. /이지선 기자
동국제강 인천공장의 공정은 철스크랩을 수거해 쇳물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된다. 1500℃가 넘는 쇳물은 반제품인 빌렛(Billet)이 되고, 이를 가공해 철근을 생산한다. 공장 내부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온도가 가장 높은 곳은 섭씨 70도에 육박할 정도다.

공장은 여름철 '대보수' 기간을 빼고 24시간, 365일 돌아간다. 인천공장은 국내 최대 철근 생산공장이다. 교대로 점심을 먹으면서도 생산공정에 눈을 뗄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안전'을 위해서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직원 혈압도 미리 체크해 작업 현장 투입 여부를 결정한다.
동국제강 인천공장
동국제강 인천공장에서 막 생산된 철근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제공=동국제강
동국제강 철근 제품은 회사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제품이다. 인천공장 임직원들도 그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권순철 동국제강 봉강생산팀 부장은 "인천은 철근 전문 공장으로, 연간 220만톤의 철근을 생산한다"며 "얼마나 연료를 적게 넣고 최대의 효율을 뽑아내는지가 관건인데, 에코 아크 설비 등으로 최고 효율을 내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특히 '에코 아크' 설비는 국내 최초로 도입한 친환경 설비 핵심이다. 에코 아크 전기로는 고온의 폐열을 스크랩을 예열하는 열원으로 재활용해 사용하게 된다. 예열을 통해 최대 1000℃까지 스크랩 온도를 올릴 수 있고, 이를 통해 쇳물 1톤 생산 시 전력 투입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에코아크는 일반 전기로 대비 75% 수준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스크랩 예열을 통해 전력 투입량을 저감하는 설비는 동국제강이 유일하다.

제강공정에서 생산된 소재는 온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다시 가열해 압연공정을 거친다. 인천공장은 제강에서 공급되는 소재의 열을 보존하고, 가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강 소재 직접 장입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료(LNG) 절감 효과도 보고 있다. 현재 제강공장은 작업률이 98%에 달하고, 압연공장 역시 국내 최고 수준인 96% 수준이다.

◇'쿨'한 디자인, 컬러강판 산실 부산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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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컬러강판 공정에서 도장을 마친 제품이 나오고 있다. /제공=동국제강
동국제강 부산공장의 분위기는 인천과는 사뭇 다른 '캠퍼스' 같은 느낌이다. 최근 새로운 복지동 건물을 지어 내부에 주력 제품을 설명하는 공간이 마련돼있기도 하다. 제조업이지만 가장 소비자에 가까운 공장인 탓이다. 공장 외부도 '컬러'가 눈에 띈다.

부산공장은 쇳물이 아닌 반제품 코일을 성형해서 작업한다. 재고가 쌓인 인천공장과 달리, 주문 제작 방식으로 바로 제품이 팔려나간다. 공장 내부 온도도 다소 높기는 하지만 열연 공장만큼 뜨겁지 않다.

동국제강 부산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컬러강판 생산기지로, 연간 85만 톤의 컬러강판을 생산한다. 공정은 크게 연속산세압연(PLTCM), 연속용융아연도금라인(CGL), 착색도장설비(CCL) 단계로 이뤄진다. 공장 내 부두를 통해 들여온 열연코일을 세척·압력을 가해 일정한 두께로 만들고, 이후 불순물을 제거와 열처리를 통해 디자인을 입힌다. 이동 과정에서 녹슬어 사용할 수 없던 열연코일은 각 공정을 거치면서 냉연강판으로 변하고 이후 디자인이 더해지면 컬러강판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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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세라믹 무늬의 컬러강판. 디지털 프린팅으로 매 롤마다 무늬가 일정한지 검토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이지선 기자
김민석 동국제강 품질관리팀 부장은 "컬러강판을 만드는 데에는 많은 공정이 필요하지만, 핵심은 CCL"이라며 "동국제강만의 발전된 도장 기술로 고품질의 컬러강판을 생산해내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CCL은 부산공장에 총 9개가 있다. 이중 5CCL 담당 최기호 기장은 디지털 프린팅 기술로 마치 세라믹 대리석을 연상케 하는 무늬의 도장 작업을 총괄한다. 최 기장은 "불순물이나 오염이 없는 고품질 제품 생산을 위해 눈을 떼지 않는다"며 "자랑스럽게 '예쁜 것만 만든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전 외장재에 주로 사용되던 컬러강판은 최근 건물 내외장재로도 자주 쓰이고 있다. 기존의 '차가운 철' 이미지에서 벗어나 디자인 요소를 가미한 데다 부식 위험 등도 줄인 덕분이다. 스타벅스, 이케아 등 독특한 컬러를 보여주고자 하는 기업에서 애용한다.

◇현장서도 실감하는 '경기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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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작업 현장에서도 경기 부진을 실감하고 있다고 평한다. 사진은 부산공장 PLTCM(압연)메인센터./제공=동국제강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등으로 전방산업이 어려워지면서, 제조 현장에서도 부진을 실감하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건설 수요가 커지고, 가전제품 소비도 늘어나며 두 공장 다 바쁘게 돌아갔지만, 하반기 들어서 다소 한가해졌다는 설명이다.

동국제강 인천공장 관계자는 "실제로 철근이 예전보다는 많이 재고로 남아있다"며 "어차피 수요는 돌기 때문에 재고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예년에 비해서는 어려움이 느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부산공장 관계자도 "소비 위축 등이 직접적으로 철강업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선주문 후생산 방식이다 보니, 주문 감소가 확실히 느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장기적 관점에서 생산 현장을 개선해 제품 품질을 끌어 올리고,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단 현재 진행 중인 중장비 무인화로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고, 효율성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아울러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제시한 '컬러강판 2030 비전'에 따라 매출 2조원, 연산 1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 브라질 고로 제철소 지분 매각, 중국 강판 사업 철수 등으로 구조조정을 한 해외 사업도 멕시코 거점 설립, 베트남 기업 지분투자 등으로 확대해 성장을 꾀할 전망이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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