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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필요했다” 아버지 독재 옹호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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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2. 09. 1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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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PINES-MARCOS/ <YONHAP NO-5393> (REUTERS)
지난 7월 취임 후 첫 국정연설을 하고 있는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의 모습./제공=로이터·연합
'독재자의 아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독재정치를 펼쳤던 선친을 옹호하고 나섰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집권 당시 시행한 계엄령에 대해 "필요했다"고 두둔하고 나선 것이다.

1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날 현지 TV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마르코스 일가가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을 강하게 반박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던 것에 대해 "당시 공산주의 및 분리주의 반군과 동시에 싸우고 있었기 때문에 계엄령은 필요한 것이었다"며 "(장기) 집권이 아니라 정부가 스스로를 방어 해야 했기 때문에 선포한 것"이라 강조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이 독재자 선친의 행적을 미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대선 기간에도 선친이 집권 기간 중 자행했던 인권탄압과 부정축재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쏟아냈고, 지난 5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이후 첫 인터뷰에서도 "계엄령은 전쟁 때문에 선포됐다"고 말한 바 있다.

인권·시민단체와 반대진영에서는 마르코스 주니어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부정부패·독재와 탄압을 미화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라 강력히 규탄하고 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인터뷰 도중 대통령 당선 직후 선친의 묘역을 방문해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가르쳐주신 모든 것을 받아 (아버지의) 과업을 계승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선친이자 악명높은 독재자인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부터 1986년까지 장기집권했다. 특히 1972년부터 1981년까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수천명의 반대파를 체포해 고문하거나 살해하기도 했다. 1985년 시민들이 '피플파워' 혁명을 일으켜 항거하자 하야하고 3년 뒤 망명지인 하와이에서 사망했지만 그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는 필리핀으로 돌아와 지난 5월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계엄령 기간 당시 투옥되고 고문을 받은 보나파시오 일라간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한 후 14년동안 권력을 잡았고, 국가비상 상황 때문이란 것은 말도 안된다"며 "마르코스 주니어도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 역사를 왜곡하며 대통령이 됐다"고 비판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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