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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현대 최고 지성 통찰 담긴 ‘제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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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2. 11. 0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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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에트연방 해체, 아랍의 봄 등 예측한 에마뉘엘 토드의 위기 통찰
제3차 세계대전
올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류는 유례없는 위기에 빠졌다. 러시아가 며칠 만에 단기 결전으로 끝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장기화되고 있으며 소모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현대 최고 지성'으로 꼽히는 에마뉘엘 토드는 이런 사태를 '제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되었다'에서 일찍이 예견했다. 이 책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자마자 일본에서 긴급 출간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베스트셀러다. 출간 후 독보적으로 관련 분야 1위를 지키고 있는 이 책이 오는 11일 국내 출간된다.

저자인 토드는 세계적인 역사인류학자이자, 사회학자, 인구학자이다. 과거에도 소비에트연방의 해체, 미국발 금융 위기, 아랍의 봄, 트럼프의 승리, 영국의 EU 탈퇴 등을 예측한 바 있다.

그는 현 상황을 모노폴리 게임에 빠져들어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는 '이성 마비 상태'라고 진단한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는 현실의 냉혹함을 모두가 외면하는 사이 우크라이나인과 국토는 점점 더 재기하기 힘든 진짜 아마겟돈의 상태에 빠지고 있다.

토드는 소련 붕괴 후 협정을 깨고 러시아의 군사적 세력권을 위협한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촉발한 결정적 도화선이라고 판단한다. 나아가 현재 사태를 '세계대전'이라고까지 주장하는 데는 우크라이나 뒤에 영국과 미국이라고 하는 거대한 힘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군의 예상을 웃도는 저항은 바로 미국과 영국의 군사 지원 성과라는 것이다.

또한 지금 상황에 대해 '강한 러시아가 약한 우크라이나를 공격한다'고 볼 수 있지만, 지정학적으로 더 큰 관점에서 보면 '약한 러시아가 강한 미국을 공격한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진단한다. 사실상 미국과 러시아가 충돌하는 이상 '장기전' '지구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한 축의 문제는 감정적으로만 흘러가는 서구 미디어의 태도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냉철한 논쟁과 분석이 사라지면서 이번 사태는 더 꼬이고 만다"며 "단순히 러시아를 악마화하는 이념만으로는 침공 이면에 연쇄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본질과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예컨대 지금까지 왜 친러시아계 주민은 미디어에 일절 등장하지 않는지, 푸틴은 왜 극우 네오나치 세력 척결을 언급하는지, 우크라이나의 성명은 모두 진실한 반면에 러시아는 날조됐다는 전제로 시작하는지 등 여러 층위에서 논의할 수 있는 의문조차 원천적으로 차단당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 저널리스트 사이토 다카오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을 '민주주의 vs 전제주의의 싸움'으로 표현하며 나아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우리가 진정한 진리라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과 우크라이나발 정보에 전적으로 근거한 편협한 독선일 뿐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사실을 알려준다"고 했다.

저자는 1951년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파리정치대를 거쳐 케임브리지대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6년 '최후의 몰락'을 통해 소비에트연방 해체를 예측한 최초의 학자이다. 그 후에도 계속 '문제적 예언'을 내놓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쳤다. '제국 이후'(2001)에서는 미국발 금융 위기를, '문명의 융합'(2007)에서 아랍의 봄, 나아가 트럼프의 승리, 영국의 EU 탈퇴 등을 예언했다. 그의 주장이 문제적 예언으로 보이는 것은 출간 당시에는 반대가 대다수인 비주류에 속했기 때문이다.

피플사이언스. 김종완.김화영 번역. 192쪽. 1만6000원.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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