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밀가루 가격 안정 지원사업' 참여 영향도
업계 "올해 재고자산 급증 가능성 적어"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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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SPC삼립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재고자산이 전년(1318억원)보다 85.7% 늘어난 2448억원으로 집계됐다. 재고자산 내역을 보면 상품이 561억원(2021년)에서 973억원(2022년)으로, 원재료가 486억원에서 917억원으로 증가됐다. 특히 원맥의 경우 SPC삼립의 주요 원료 매입액 중 차지하는 비중이 40%대에 달했다.
이 영향으로 회사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5.65배(2021년)에서 17.60배(2022년)으로 줄었다. 2018년(18.70배)과 비슷한 수준이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원가를 기초재고자산 및 기말재고자산의 평균으로 나눈 것으로,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재고자산이 늘어난 배경에는 원료 가격이 상승 요인이 가장 컸다. 회사가 매입한 1㎏당 원료 평균가격을 보면 원맥(밀)은 381원(2021년)에서 481원(2022년)으로 26.2% 뛰었고, 유지류는 1757원에서 2616원으로 48.9% 올랐다. 정백(설탕)은 678원에서 744원으로 9.4% 상승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으로 회사의 원료 매입액은 3333억원(2021년)에서 4567억원(2022년)으로 37.0% 증가됐다.
회사는 재고자산을 늘리면서 원료 가격 변동성을 대비했지만, 매출원가로 잡힌 재고자산 관련 손실이 85억원(2021년)에서 99억원(2022년)으로 16.5% 증가했다. 2020년 재고자산 관련 손실이 3억원에서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2년 만에 33배 급증한 상태다.
SPC삼립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리스크로 인한 원재료를 미리 매입하게 되면서 재고자산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회계법인 의견에 따라 반품폐기손실을 새롭게 추가하면서 차이가 발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7월부터 추진한 '밀가루 가격 안정 지원사업'에 참여한 영향도 있다. 이 사업은 밀가루 출하가격 동결 또는 인상을 최소화(밀가루 가격 상승요인의 10% 범위 이내)하는 국내 제분업체를 대상으로 정부가 밀가루 가격 상승 요인의 70%를 지원하는 사업인데, SPC삼립의 입장에선 비용절감 차원에서 참여해야 할 사업이다.
올해의 경우 회사의 재고자산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했다. 재고자산을 쌓아둔 데다, 회사의 핵심 원료인 밀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서다.
농식품부는 국내로 반입되는 밀 수입 평균가격이 1톤(t)당 496달러(2022년 9월)에서 449달러(2023년 2월)로 안정화됐다고 분석했다. 김정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지난해 국제곡물가 상승, 환율 등 요인으로 밀 수입가격은 급등했으나 하반기부터 국내 밀가루 가격이 안정되고 밀가루 제품, 외식물가로의 파급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맥을 원료로 제빵 등 밀가루 관련 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세종센터 공장 평균 가동률이 81.7%(2021년)에서 84.8%(2022년)로 소폭 증가됐다는 점도 고려했다. 원맥 등 원료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미리 쌓아둔 원재료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SPC삼립은 식습관의 서구화 및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즉석 편의식품 시장 급성장으로 인해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SPC삼립 측은 "시장을 선도하는 차별화된 제품생산을 위해 프리미언급 품질의 우리 밀 제품 개발 및 고급 밀가루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유지 보수투자와 제품 연구개발(R&D)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