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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혁신’ 마주한 韓 금융산업…인간 유연성과 시너지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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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5. 07. 13. 18:19

AI경제 생태계는 인간과 AI의 상호 결합
생산성·경쟁력에 기여하지만 신뢰성 의문
인간의 판단·분별력이 개입해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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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두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오른쪽)와 글로벌 금융경제 석학 로버트 웹 미국 버지니아대학 교수(왼쪽)과 함께 11일 대담을 진행했다. 웹 교수는 11일 한국을 방문해 류 교수가 주최한 국제금융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정리 "국내 금융 산업은 AI(인공지능) 혁신이라는 큰 풍랑을 마주하고 있다. 위기이자 기회이다."

금융공학과 파생상품 분야의 권위자이자, 세계적인 금융경제학자인 로버트 웹(Robert I. Webb) 미국 버지니아대학 교수가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11일 류두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주최한 국제금융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서다. 웹 교수는 경제학계와 금융업계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 온 석학이다. 인간 고유의 강점과 AI 간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공간을 적극적으로 넓히는 'AI시대의 협업 지성'을 활용하라고 강조해왔다.

류 교수는 한국외국어대 최연소 교수로 임용, 중앙대 최연소 정교수 승진을 거쳐 2014년에 성균관대 경제학과에 최연소 정년보장 교수로 초빙됐다. 그는 2018년과 2019년 연속 2년간 JCR (Journal Citation Reports) 피인용지수로 선정한 경제금융 분야 연구 영향력 전 세계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류 교수는 웹 교수와 'AI와 인간 거래자(human traders) 간 경쟁과 상생구도'에 대한 대담을 진행했다. 13일 아시아투데이는 류 교수와 웹 교수의 대담을 정리했다.

류 교수 : AI가 과학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사회적으로도 엄청난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는 물론, 미국의 명문 경영대와 세계은행, 그리고 미국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AI가 금융시장과 미래 경제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웹 교수 : AI의 발전 속도가 예상했던 궤도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AI 경제'는 사람과 AI가 상호 결합해 이뤄지는 경제 생태계로, 기회적인 요소와 위기 요소가 병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AI는 광범위한 빅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분석해 해답을 내놓기 때문에 생산성과 경쟁력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그러나 AI가 사용하는 데이터가 신뢰성이 떨어지거나 시의적으로 적절하지 못한 자료가 활용된다면 AI가 제시하는 결과는 빗나가게 될 수 있다. 때문에 인간의 판단력과 분별력이 효과적으로 개입해 AI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류 교수 : 금융시장에서 AI를 심층적으로 활용할 추가적인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셨다.

웹 교수 : 가상화폐를 포함한 금융상품의 트레이딩은 단순히 가격의 변화 방향을 예측하는 것이 전부가 아닌 만큼, 기존 AI 기법들은 아직 성공적인 트레이딩을 막는 장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경제 지표나 정보가 발표된 뒤 어느 자산의 가격이 얼마나 크게 변화할지 알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정확한 예측을 할지라도 어떤 자산에 얼마나 큰 금액으로 투자해야 가장 최고의 수익을 낼지 찾아내는 건 AI 기반 트레이딩이 극복해야 할 대표적인 장벽이다. 알고리즘은 어떤 상황에서든 거래 결정을 내리므로 최적이 아닌 결정임에도 아무런 경고 없이 실행된다. 잘못된 거래 금액, 그리고 거래 시점을 잡는 오류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짧지만 갑작스러운 주가 붕괴나 가짜 뉴스, 혹은 게임스탑 사태와 같은 적대적 주식 거래가 터질 때 급격한 손실에 노출될 수 있다. 과거 데이터만 학습한 모델은 새로운 국면에서 적절히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또 다른 문제점은 가격 변화를 예측할지라도, 그것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AI 시스템이 지속 시간을 잘못 예측하면 매수와 달리 매도 시점을 놓치거나 잘못 잡아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이런 기존의 AI 시스템의 취약점을 인간 거래자가 분별력 있게 보완해야 한다.

류 교수 : 앞으로 금융에 있어서 인간과 AI의 바람직한 연결과 결합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면?

웹 교수 : 인간 또한 AI와 비슷한 문제점을 겪지만, 인간은 '때가 아닐 땐 거래하지 않을 자유'라는 결정적인 장점이 있다. 전설적인 트레이더 제시 리버모어(Jesse Livermore)는 '시장이 내 편일 때만 거래하라'고 했다. 이 격언처럼 확신이 설 때만 베팅하는 인간의 유연성이 수동적으로 늘 거래 결정을 내야만 하는 AI와 대치되는 핵심 경쟁력이다. 다르게 보면 인간의 유연성과 AI의 빠른 정보처리능력은 하나가 더 우월할 수 있는 대체재가 아닌, 같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보완재다. AI와 인간이 협업이 일상화되는 금융업계의 미래를 그려야 한다. 금융시장에서의 인간 트레이더와 AI가 설 자리가 어디인지를 공고히 해야 한다.

한편, 지난 11일 류 교수가 성균관대 글로벌 파이낸스 리서치센터(Global Finance Research Center)에서 주최한 컨퍼런스에는 경제학자와 융복합 전공 석박사과정생은 물론, 공무원연금공단, 사학연금공단, 고용노동부, 서민금융진흥원, KB증권을 비롯해 정부·공공기관과 대형 연기금과 증권·운용사, 그리고 인공지능 퀀트금융 산업계 관계자를 비롯하여 500여명이 참석해 대 성황을 이루었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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