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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국산화 시대 연 정부… 초거대 LLM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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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5. 07. 13. 18:05

최대 5개 기업에 GPU·데이터 지원
네이버·LG·NC 등 유력 후보 언급
'소버린 AI' 구축해 기술 주권 확립
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대형언어모델(LLM) 개발 경험을 보유한 국내 대표 AI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어와 산업 환경에 최적화된 자국 AI 모델을 구축하려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글로벌 경쟁에 대응할 '국가대표 AI 기업'을 선발하는 과정으로도 평가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최대 5개 팀을 선정해 GPU, 데이터, 인재 등 핵심 자원을 단계적으로 지원하며 글로벌 최신 모델 대비 95% 수준의 성능을 갖춘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이 사업을 통해 특히 모델을 '처음부터 자체 설계·학습한 경험', '파인튜닝을 통한 고도화 능력', '모델의 공개 및 생태계 확산 가능성' 등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같은 요소에 충실히 대응할 수 있는 기업으로는 네이버, LG AI연구원, NC AI 등이 꼽힌다. 현재 NC AI, SK텔레콤, KT 등은 공식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네이버, LG AI연구원, 카카오는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모델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체 구축해 본 기업은 많지 않다"며 "개발 이력과 인프라, 인재 풀 등을 고려할 때 네이버, LG AI연구원, NC AI가 유력 후보로 자연스럽게 거론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한국어 특화 모델인 '하이퍼클로바 X(HyperCLOVA X)'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상용화한 경험이 있다. 높은 한국어 이해도와 다양한 서비스 접목을 통해 파인튜닝 역량을 축적해왔고, 최근에는 '하이퍼클로바X 시드'라는 경량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생태계 기여에도 나서고 있다.

LG AI연구원은 멀티모달 모델 '엑사원(EXAONE)'을 통해 텍스트와 이미지를 함께 이해하는 복합 AI 기술력을 강화해 왔다. 2021년부터 자체 슈퍼컴퓨터를 기반으로 모델을 고도화해 왔으며, 최근 공개한 엑사원 3.5는 최대 320억 파라미터 규모에 달한다. LG는 이 모델을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계열사의 제조, 소재, 바이오 분야에 적극 적용하고 있으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 사례가 축적되고 있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G AI연구원은 멀티모달과 산업 특화형 AI라는 두 축 모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데이터 수집부터 정제, 적용까지 내재화된 역량을 갖춘 만큼 파인튜닝 성능이나 실전 응용 가능성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NC AI는 지난해 파인튜닝 모델에서 한국어 성능 최상위권을 기록한 데 이어 현재는 멀티모달 모델도 자체 개발 중이다. 특히 해당 모델은 외부 공개를 전제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관계자는 "네이버나 LG는 그룹 내부 서비스 중심으로 모델을 활용하는 데 반해, NC AI는 LLM을 수익모델로 삼지 않고 버티컬 AI 영역과의 결합에 집중하고 있어 공개에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민간 기업 중에서는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도 주목된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개발한 '솔라(SOLAR)' 시리즈를 통해 최대 310억 파라미터급 고성능 LLM을 구축했으며 경량화된 모델을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해 생태계 확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솔라 프로 2(SOLAR Pro 2)'를 새롭게 공개하며 정부 주도 사업 참여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정부는 이 사업을 통해 개발된 모델이 오픈소스로 공개되거나 기업이 이를 기반으로 파생 모델을 상용화해 산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동시에 국외로 빠져나가는 AI 고급 인재를 국내로 유입시키고 자국 중심의 AI 기술 주권을 확립하는 '소버린 AI' 체계 구축을 이번 사업의 전략적 목표로 삼고 있다.

관계자는 "선정된 기업은 국가대표 AI 기업으로서 소버린 AI 구축에 있어 상징성과 책임감을 동시에 부여받게 될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단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초거대 모델 개발을 국가 단위 프로젝트를 통해 실현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파생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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