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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결국 ‘수전노 취급하던’ 은행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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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05. 0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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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금융그룹과 은행들이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쓰는 등 호실적을 이어갔다. 하지만 어느 곳 하나 "돈을 많이 벌었다"고 자랑하는 곳이 없었다. 오히려 '역대 최대 실적'이라고 언급하지 말라달라며 읍소하는 실정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이들 금융그룹과 은행을 고리대금업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수전노' 취급을 해왔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연초 이들이 고금리 시기 이자장사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이를 통해 과도한 성과급 등 돈잔치를 벌였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또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팀(TF)를 구성해 은행권 성과보수체계에 문제가 없는지 현미경을 들이대고 있다.

물론 단기실적에만 목매고, 지속성장 기반 마련을 등한시 한다면 지탄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은행이 돈을 잘 번다고 맹목적으로 비난해야 할 일인가. 서민과 취약계층,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주머니를 털어 곳간을 채웠다고 비난하기엔 은행 입장에선 억울한 측면이 크다.

오히려 은행들은 정반대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은행이 코로나19 금융지원이라는 명목 아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유동성 위기에 놓은 중소기업들을 위해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를 현재까지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대한 부담은 은행이 지고 천문학적인 규모의 충당금을 쌓기도 했다.

올해는 상생금융 이름으로 곳간을 열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수천억원 규모의 가계대출 금리 인하 조치를 단행했다. 고금리 시기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을 덜고, 시장금리 안정을 위해 노력해달라는 금융당국의 요구에 순응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뿐만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부터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뉴딜까지 역대 정부에서 추진했던 경제정책에 은행들은 늘 동원됐다.

현재 한국경제는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위기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경기침체에 대응하고 위기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선 결국 은행이 두 팔 걷고 나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은행이 탄탄한 수익성을 갖추고 있어야 이를 토대로 리스크 대응력을 높이고, 우리 경제에 '혈맥'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은행의 토로에 우리 정부와 당국도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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