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식 고용노동부(고용부) 장관은 9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고용허가제(EPS) 콘퍼런스 부산'에서 "고용허가제가 도입된 20년 전에 비해 경제·사회적 상황이 크게 바뀐 만큼, 변화된 상황에 맞춰 고용허가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고용허가제 송출국과 지자체 간 교류·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리로, 제도의 틀을 뜯어 고치겠다고 강조한 이 장관의 현장 발언은 고용허가제 효과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고용허가제는 중소기업이 한국인 근로자를 구하지 못하면 정부로부터 고용허가서를 발급받아 합법적으로 비전문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제도로 지난 2004년 도입됐다. 고용허가제 시행 이전의 산업연수생제도와 비교해 제도의 운영이 투명해지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20년 전 제도 설계 당시의 기본 틀이 큰 변화 없이 지속되다보니 디지털전환 등 산업구조 변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등 직면한 상황에 고용허가제가 매끄럽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산업현장 수요에 부응해 연간 5만명 수준이던 도입규모를 올해 11만명으로 확대하고, 지난 7월에는 숙련근로자가 출국·재입국 절차 없이 10년 이상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장기근속특례제도 등을 신설하기로 했지만 고용허가제 시행 이후 축적된 부작용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비전문 외국인력이 정주화되지 않도록 특정 분야에 숙련되지 않은 인력만 도입하고, 체류기간도 제한적으로 운영하면서 기업은 장기간 근무한 숙련인력을 활용하기 어렵고 더 오래 일하기를 희망하는 외국인력은 불법으로 취업을 하게 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제도가 경직적으로 운영되면서 다양한 업종별·사업장별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전체 노동시장 관점에서 중장기적이면서도 세밀한 인력수급 분석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통계 분석 인프라의 부족으로 단기적이고 단편적인 분석에 그치고 있다. 그 결과 저임금이 아니라 내국인을 구할 수 없어 외국인을 구하는 현장의 진짜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20년 전에 설계된 고용허가제의 원칙부터 재검토하고 면밀한 인력수급 현황 및 전망 분석을 토대로 다양한 현장 수요에 부합하는 인력을 제때 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장관은 "최근 전세계적인 산업 및 기술의 발전, 인구구조 변화 등 우리는 대전환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며 "고용허가제가 지난 20년에 더해 또 다른 20년 동안 경제사회 상황에 맞는 지속가능한 제도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전면적이고 획기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