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형로펌, 전담팅 구성하거나 준비 중
"생기부 기재 막으려 가해자측 '소송'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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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관련 소송이 늘어나면서 법조계 지형마저 바꾸고 있다. 이혼전문 변호사들이 하나둘 학폭 전문 변호사로 옷을 갈아입는가 하면, 개인 민사소송에 무관심하던 대형로펌들도 '학폭소송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만큼 학폭소송에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 기준으로 시간당 학폭 관련 변호사 상담 비용은 약 30만원 에 달한다. 피해자 또는 가해자들이 변호사 자문을 구하다 보면 비용은 금새 백만원 단위로 치솟는다. 만일 학폭 피해자가 민사소송에서 손해배상 청구를 해 승소하더라도 변호사 수임료 등을 제외하면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실질적으로 몇백만원 수준에 그친다.
◇ 상담 비용만 수십만원…가해자 '거액 성공보수' 약속도
학폭 사건은 인원에 따라 수임료가 발생한다. 형사 사건으로 번질 경우 인당 최소 800만~100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든다. 피해자 측에서 3명의 학생을 고소한다면 비용만 수천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기존 학폭위 처분 관련 변호사 선임은 별개로 이 또한 최소 500만~600만원이 든다. 이에 '학폭은 돈이 된다'는 인식이 이미 법조계 내에서 만연화한 상태다.
학폭소송 시장이 커지면서 이혼전문에서 학폭전문으로 이동하는 변호사들도 늘고있다. 해마다 결혼건수가 줄면서 자연스럽게 이혼건수도 줄어 이미 포화 상태인데 반해 학폭 사건은 해마다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교폭력 심의건수는 2020년 8357건에서 2022년 2만3602건으로 182% 증가했다.
서울 강남의 한 이혼전문 변호사는 "이혼과 학폭은 비슷한 소송 구조를 갖고 있다. 이혼 소송은 증거로서 배우자의 유책 사유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인데 학폭의 경우에도 피해나 가해 사실을 증거로 입증해야 하고, 재판 과정에서 의뢰인에게 감정 컨트롤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방식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학폭 소송 대리한 경험이 있는 수도권의 한 변호사는 "요즘 지방 읍면동 지역에서도 학폭전문 변호사가 생겨나고 있다"며 "학폭전문은 과거에는 없던 단어인데 작은 시골마을에서까지 집행정지로 시간을 끌고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밝혔다.
학폭 피해로 변호사 상담을 받은 경험이 있는 한 학부모는 "가해자 측은 선임 변호사가 재판에서 승소하면 성공보수를 주는데 1000만원을 그냥 낸다고 했다더라"며 "피해자에게 돈을 줄 바에는 변호사에게 돈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 대형 로펌도 학폭 시장에 눈독…전문팀 운영 중
이처럼 '학폭' 관련 법률 시장의 급성장은 대형 로펌의 판도도 뒤바꾸고 있다. 소가(訴價)가 높은 사건만을 주로 수임하는 로펌에서도 커지는 학폭 시장을 겨냥해 전문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거나 준비하고 있다.
실제 법무법인 율촌은 학폭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사 출신 변호사 등이 포함된 학폭 전담팀을 운영 중이다. 율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학폭 관련 문의들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동인도 현재 학교폭력·성폭력 팀으로 4명 변호사가 구성돼 운영하고 있고, 법무법인 세종은 그간 학폭 사건을 담당해온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곧 학폭 대응 전문팀을 발족할 예정이다.
여기에 최근 '네트워크 로펌'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네트워크 로펌은 하나의 법무법인을 표방해 전국 주요 거점 지역에 분사무소를 내고 유기적인 공조 체제를 유지하는 로펌을 말한다. 특히 온·오프라인 광고에 투자해 형사·이혼사건 등 회전율이 높은 사건을 중심으로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학교폭력 전문인 전수민 변호사는 "특정 네트워크 로펌이라 그래서 프랜차이즈처럼 '학폭 전문'을 광고를 많이 해 주로 담당하는 로펌이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 "경미한 사안도 학폭위로 넘겨…소송봇물 예견된 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학폭 소송 증가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되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2020년 3월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로 이관되면서 학교 측에서 촌각을 다투는 심각한 사안이 아니면 학폭위로 넘기고 발을 빼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교사 입장에서도 학부모들의 민원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고 잘못 개입했을 경우 아동학대로 고소당하는 일까지 생길 수 있어 더욱 학폭위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학교에서도 학부모 입장이 강경할 경우 경미한 사안이나 쌍방 과실 사안이라도 학폭위에 맡기는 경우가 많아 피해학생이든 가해학생이든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학폭 전문 변호사는 "학폭 관련 문의는 갈수록 늘고 있고 가해자의 처벌이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오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들은 여전한데, 결국 원인은 입시에 있다"며 "학폭이 생활기록부(생기부)와 같은 입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으로 이어지는데, 가해자 입장에서는 '생기부 기재만은 막자'며 소송을 남발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게 학폭 시장의 기폭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