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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민족 국가 말레이시아, 세입자 차별 금지법안 제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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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승인 : 2023. 10. 1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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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말레이시아 부동산 시장에서는 특정 민족 출신 세입자들에 대한 차별적 행위가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중국계로 보이는 학생 두 명이 중국계 말레이시아안에게만 방을 임대하겠는 문구가 붙은 주택에 들어서고 있다. /스피드홈(Speedhome)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등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살아가는 말레이시아 부동산 시장에서 특정 민족 출신 세입자들에 대한 차별적 행위가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말레이시아 국회가 이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법안 마련에 나섰다.

11일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국회는 특정 민족 출신 세입자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주택임대법안(Residential Tenancy Act, RTA)을 입법예고했다.

현재 말레이시아 부동산 시장에서는 특정 민족 출신 세입자를 거부하는 차별적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 일례로 상당수 임대인은 인도계 말레이시아인을 배제하거나 이들에게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를 제시할 것을 중개업소에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개업소가 세입자를 들이기 전 국적이나 민족 정보를 파악해 임대 여부를 결정하는데 사용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옴니버스가 지난 2019년 18세 이상 말레이시아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가 출신 민족을 배제하는 광고를 접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서는 계약법 1950(Contracts Act 1950), 특별구제법 1956(Special Relief Act 1956) 등 임대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률이 있으나 세입자 차별을 금지한 법안은 없다.

차별반대 비정부기구(NGO)인 푸삿 코마스(Pusat Komas)는 "말레이시아 현행법은 특정 민족 출신을 향한 차별적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기준이 없다"며 "세입자 차별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말레이시아 연방헌법(제8조 제1항)에 배치된다"고 말했다.

이에 말레이시아 국회는 임대인 차별 문제를 해소하고자 2024년 RTA 입법을 예고했다. RTA는 2019년 주라이다 카마루딘 전 주택지방자치부 장관이 추진한 법안으로 강제 조기퇴거 방지, 특별위원회 설치를 통한 분쟁 해결 등 세입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구체적인 조항을 담고 있다. 특히 민족이나 종교, 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를 포함해 세입자에 대한 차별 행위를 방지하는 게 주요 골자다.

말레이시아 국회의 초당적의원모임(The All-Party Parliamentary Group Malaysia) 제임스 라지 의원은 "특정 민족·종교이 차별없이 보호받을 수 있는 법안을 신속하게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RTA가 임대인과 세입자 간의 역차별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이나 메리칸 전 주택지방자치부 장관은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로 새로운 세입자를 구할 때 개인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며 "임대인이 선호에 따라 세입자를 고를 수 없는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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