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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에 기부금까지…KB금융 사외이사 지원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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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4. 03. 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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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현 사외이사 소속 학회 기부금 3배 증가
KB금융 "영업, 자문 차원에서 늘린 것"
금감원 "사외이사 관련 비영리단체 기부금 살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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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CEO)의 '셀프연임'을 막고 경영진 견제 역할을 담당하면서 이사회의 권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외이사가 몸담고 있는 단체에 제공한 기부금이 도마에 올랐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르면 사외이사가 재직 중인 회사에 대한 지원(기부금)은 제한을 받지만, 학회와 같은 비영리단체에 지원하는 것은 제약이 없다. 급여나 복리후생 외에 사외이사를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사회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 통로'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CEO의 셀프연임과 경영진 권력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이사회 권한과 독립성을 확대하고 있으나 금융지주가 오히려 사외이사에 대한 기부금 등 간접적인 지원을 늘리면서 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KB금융이 지난 1년동안 사외이사 관련 기부금을 대폭 늘리는 사이 공교롭게도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가 이뤄졌다. 사외이사 전원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해 그룹 CEO를 결정짓는 중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사외이사 관련 기부금 확대는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지주들의 사외이사 관련 비영리단체에 대한 기부금과 지원내역을 조만간 살펴보고 영향력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중 사외이사 본인 또는 자녀가 소속돼 있는 비영리단체(학회)에 기부금을 대폭 늘린 곳은 KB금융지주가 대표적이다.

KB금융이 사외이사 관련 학회 지원을 확대한 시점은 2020년부터다. 선우석호 전 사외이사는 홍익대 경영대학원 원장, 학국재무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8년 3월부터 KB금융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당시 선우석호 전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장 겸 회장추천위원장으로써 2023년 3월까지 KB금융에서 활동했다.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은 매년 2000만원씩 한국세무학회와 한국회계학회에 기부를 했는데, 2020년에는 3000만원, 2022년에는 5000만원까지 기부금을 늘렸다. 선우석호 전 사외이사가 KB금융에 선임되기 전 두 학회가 2년 간 받은 기부금은 8000만원, 선임된 후 5년간 받은 기부금은 2억 5000만원이다.

오규택 중앙대 교수는 KB금융지주에 사외이사로 선임된 후부터 본인이 소속돼 있는 한국재무학회, 한국파생상품학회, 한국증권학회에 대한 기부금을 대폭 늘린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재무학회는 KB금융지주와 KB증권으로부터 1년에 2000만원, 1000만원의 기부금을 받았는데 오 사외이사 선임 이후인 2020년부터는 KB금융지주가 4000만원으로 기부금을 2배 늘렸고, KB증권은 2022년에 7000만원으로 기부금을 대폭 확대했다. 오 사외이사 선임 후 KB금융지주와 KB증권이 해당 학회에 기부한 금액은 2억 6000만원에 달했다.

한국파생상품학회에도 오 사외이사 선임 전에는 3300만원(KB금융지주·KB증권·KB자산운용)을 기부했지만,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총 1억4000만원을 기부했다. 한국증권학회는 기존 기부금이 5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오 사외이사 선임 후에는 1억5500만원까지 올라갔다. 특히 기부금이 가장 크게 확대된 2023년은 KB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이 있던 해다.

오 사외이사는 KB금융의 ESG위원회 위원장이다. ESG위원회는 그룹의 ESG추진과제 이행 현황과 함께 KB금융지주의 연간 기부금 운영한도를 결정하는 곳이다. 이에 대해 KB금융 관계자는 "오 사외이사는 기부금 운영한도만 결정할 뿐, 어떤 단체에 얼마나 기부하게 되는지 상세한 내역은 모른다"면서 "파생상품 영업이나 상품 개발, 자문을 구하는 차원에서 기부금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배구조 모범규범에 따르면 사외이사 관련 단체 등에 대한 기부금 지원내역을 보고하도록 돼 있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사외이사가 재직 중인 학교는 물론 관련한 학회에 대한 기부금 내역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이준서 사외이사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파생상품학회에 2021년과 2022년, 각각 1000만원씩 '학술활동후원'이라는 명목으로 기부했다. 신한금융은 윤재원 사외이사가 재직 중인 홍익대학교에는 매년 14억원씩(2022년 12월 3200만원 제외), 비상임위원으로 있는 한국회계기준원에는 2억원을 기부했다. 이는 홍익대학교가 신한은행과 주거래은행 협약을 맺으면서 이에 따른 출연금을 지급한 것으로, 한국회계기준원은 매년 2억원씩 4대 은행이 기부를 해온 곳이다. 윤 사외이사가 신한금융에 선임된 후로 기부금을 더 늘린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근무하고 있는 학회나 학교에 기부할 순 있지만, 기부금이나 기부금 증액에 대한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의 이사회 지원에 대한 상세내역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금융지주나 은행들이 사외이사 재직 회사와 같은 공시 의무 대상이 아닌 비영리단체에 기부금을 확대하면서 간적접 지원을 해주고 있어서다. 이럴 경우, 해당 사외이사와 기부금을 제공하는 회사는 공정성이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동안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이사회 평가나 사외이사 추천 등도 해당 금융지주의 경영진이 하지 못하도록 해왔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기부금 명목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었던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그동안 금융지주의 비영리단체에 기부하는 규제가 없었던 만큼, 이같은 기부금 지원이 이사회와 경영진간 이해관계가 없는지 따져볼 방침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해상충 문제가 없는지 사실관계를 먼저 따져봐야겠지만, 사외이사 선임 후로 기부금이 과도하게 지원했다면 문제가 있어 보인다"면서 "조만간 사외이사에 대한 기부금 지원 내역을 챙겨볼 것"이라고 밝혔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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