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전 두 번째 샷 벙커에 빠져
셰플러, 시즌 상금 3000만 달러 돌파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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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하일랜즈(파70)에서 끝난 PGA 투어 시그니처 대회인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 등으로 4언더파 66타를 때렸다.
1∼3라운드에서 62타·65타·65타를 치고 사흘간 선두를 달린 김주형은 최종합계 22언더파 258타로 셰플러와 동타를 이뤘다. 1타 뒤진 채 4라운드를 맞았던 셰플러는 5타를 줄여 김주형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둘은 18번 홀(파4)에서 연장전에 돌입했다. 김주형은 그러나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보기를 범했다. 반면 셰플러는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우승했다.
비록 졌지만 김주형은 저력을 보여줬다. 올 시즌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둔 김주형은 특급대회답게 준우승 상금으로 웬만한 대회 우승 상금에 버금가는 216만 달러(약 30억원)를 벌어들였다.
시즌 내내 부진하던 김주형은 올해 출전한 첫 15개 대회에서 한 번도 15위 이내에 들지 못할 정도로 출발이 좋지 못했다. 지난 2일 캐나다오픈(공동 4위)을 통해 시즌 첫 톱10에 성공했고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 경쟁을 벌였다. 시즌 중반 이후 컨디션이 완전히 살아나고 있는 김주형은 다가올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금 페이스라면 김주형은 금메달 후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선전한 4라운드였다. 이날 김주형은 셰플러, 악샤이 바티아(미국)와 챔피언 조에서 경쟁했다. 김주형은 셰플러, 잰더 쇼플리(미국)에게 공동 선두를 내줬다가 6번 홀(파5)에서 이날 첫 버디를 낚고 단독 선두를 탈환했다. 하지만 셰플러는 7번 홀(파4), 바티아는 8번 홀(파3)에서 타수를 줄여 김주형과 다시 어깨를 나란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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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김주형은 "최선을 다했다"며 "이번 주 보기 2개가 모두 퍼트 세 번으로 나왔는데 이런 큰 대회에서는 작은 차이로 승부가 갈린다"고 돌아봤다. 이어 김주형은 "그래도 연장전까지 간 것은 좋았고 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남은 시즌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 셰플러와는 연습 라운드도 여러 번해서 친한 사이"라고 덧붙였다.
셰플러는 1983년 이후 비제이 싱(피지), 타이거 우즈(미국), 닉 프라이스(짐바브웨)에 이어 네 번째로 시즌 6승에 성공했다. 7월 이전 시즌 6승자는 1962년 아놀드 파머 이후 처음이다. 더 놀라운 건 시즌 상금이다. 6승 중 거액의 상금이 걸린 특급대회에서만 4승을 쓸어 담은 특급대회 사냥꾼 셰플러는 우승상금 360만 달러(약 50억원)를 받아 누적 상금 2769만여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단일 시즌 최다 상금은 3000만 달러를 넘을 것이 유력시된다. 셰플러는 대회를 마치고 "정말 멋진 시즌"이라며 "운이 좋아 우승을 할 수 있었고 즐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성재는 이날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톰 호기(미국)와 공동 3위(20언더파 260타)에 올랐다. 김시우는 공동 31위(10언더파 270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