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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캣 |
모바일 게임 개발사 슈퍼캣이 넥슨과 공동 개발 중인 신작 '바람의 나라 2'의 핵심 개발진이 잇따라 퇴사하면서, 프로젝트가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핵심 개발진의 이탈로 내부 동력이 급격히 약화된 데 이어, 최근에는 원작 IP(지식재산권)를 제거한 '리스킨(reskin)' 버전 게임으로 국내 주요 게임사들과의 투자 유치를 위한 접촉이 확인되면서, 넥슨과의 관계 역시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바람의 나라 2' 디렉터를 맡아온 이태성 총괄이 최근 회사를 떠난 데 이어, 김훈 아트디렉터(AD), 김석규 기획팀장 등 주요 실무 책임자들까지 연달아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바람의 나라 2'는 넥슨의 대표 IP를 기반으로 슈퍼캣이 개발 중인 정식 후속작으로, '바람의 나라: 연'의 성공 이후 두 번째 도약을 준비하던 타이틀이다.
그러나 슈퍼캣은 실무 책임자들의 이탈에 더해 심각한 재정난까지 겪고 있어, 개발 환경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4년 기준 슈퍼캣의 매출은 약 131억 원으로, 2023년 대비 약 40% 감소했다. 같은 기간 21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률은 164%에 달했다. 매출 대비 손실폭이 이례적으로 커지면서 외부 투자 없이는 신규 개발 프로젝트 유지 자체가 쉽지 않은 재무 구조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 같은 재정적 위기 속에서 슈퍼캣은 최근 넥슨과 경쟁 관계에 있는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등과 접촉해 원작 '바람의 나라' IP를 제거한 '리스킨' 버전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퍼블리싱을 포함한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기존 파트너사인 넥슨과의 퍼블리싱 관계 속에서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는 점을 미뤄볼 때 양사의 파트너십이 약화됐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넥슨과의 계약 해지 가능성까지 논의되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인 계약 변경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핵심 인력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 '리스킨' 빌드의 개발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구조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기존 프로젝트의 뼈대가 흔들린 가운데, 게임을 다시 설계하고 제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기존 퍼블리셔와의 분쟁까지 겹치게 되면 사실상 '빛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슈퍼캣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슈퍼캣은 최근 창업자인 김원배 대표가 경영에 복귀해 '슈퍼캣 2.0' 비전을 선포하며 조직 재정비에 나섰지만, 주요 인력의 이탈과 유동성 위기가 겹치면서 단기적인 반등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바람의 나라 2' 프로젝트가 개발진 공백과 재정 압박이라는 이중 악재에 직면해 있다"며 "추가 자금 조달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슈퍼캣의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슈퍼캣은 최근 '바람의 나라: 연' 개발을 이끌었던 김동현 디렉터가 회사를 떠났으며, 별도로 추진 중이던 신작 '환세취호전 온라인'도 개발이 전면 중단된 바 있다.